[인-잇] 능력은 뛰어나지만 겸손한 친구, 기타

이세형 | 퓨전 재즈밴드 '라스트폴'의 기타리스트

SBS 뉴스

작성 2019.10.12 11:01 수정 2019.10.12 18: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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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소리를 재료로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소리를 내는 순간 시간이 흐르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오는 소리에 반복과 규칙을 부여하는 순간 그 소리는 리듬(Rhythm)이 된다.

리듬만으로도 음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거기에 음의 높낮이를 부여해서 연주하거나 부르기 시작하면 그것을 우리는 멜로디(Melody)라고 한다.

리듬과 멜로디만으로도 음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에 멜로디를 도와주기 위해 여러 소리들이 동시에 들릴 때 나오는 소리의 조화를 더하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화성(Harmony)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리듬, 멜로디, 화성을 음악의 3요소라고 부르는데, 이 3요소를 중심으로 기타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사람들은 기타 연주자인 내게 "기타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자주 묻고는 하는데, 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타악기를 제외한 모든 악기는 멜로디 연주가 가능하다. 한 번에 하나의 음만 낼 수 있는 단선율 악기들이 주로 멜로디를 연주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단선율 악기는 사람의 목소리이다. 이 외에도 트럼펫이나 클라리넷같이 입으로 불어서 소리를 내는 관악기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멜로디 악기로서 기타는 다른 악기에 비해 음량이 작기 때문에 앰프나 마이크로 그 단점을 보완한다. 음량이 작음에도 멜로디를 기타로 연주하는 이유는 마치 사람이 노래하듯이 소리를 이어서 올리거나 내리고(Bending 주법) 떠는(Vibrato 주법)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렉기타의 경우는 여기에 이펙터를 통해 다양한 느낌의 음색을 추가할 수도 있다.

피아노, 하프와 같이 동시에 여러 음을 낼 수 있는 악기를 화음 악기라 하는데, 이런 화음 악기로 화성을 연주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7현이나 8현 기타를 쓰기도 하지만 기타는 보통 6개의 줄로 되어 있어서 동시에 최대 6개의 음을 낼 수 있다. 재즈와 록 등 밴드 구성의 음악에서 화성을 담당하는 악기의 대부분이 피아노이거나 기타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화음 악기 중 기타는 들고 다니기 편한 게 장점이다. 여행이나 나들이 갈 때, 또 거리 공연에서 연주되는 악기의 대부분이 기타인 건 이런 이유에서이다. 또 손쉽게 코드를 연주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동시에 3개 이상의 음이 울리는 것을 코드(Chord)라고 하는데, 음악 이론이나 악보 보는 방법을 몰라도 지판을 누르는 손의 모양만 알면 코드를 연주할 수 있고 그 코드 몇 개만 익히면 바로 노래 반주가 가능하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리듬 연주를 더할 수 있다. 줄을 튕기거나 긁을 때 나는 소음을 의도적으로 키워서 반복적으로 연주하는 순간 화음과 리듬의 연주가 동시에 가능해진다. 어쿠스틱 기타의 경우는 추가적으로 울림통을 손바닥으로 두드리면서도 연주할 수 있다.

클래식 기타의 경우는 부드러운 줄의 재질로 인해 멜로디와 화성을 동시에 연주하는데 주로 쓰이지만, 금속줄을 쓰는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기타는 리듬을 동시에 연주하는 기법이 많이 사용된다. 여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이 생기면 코드와 멜로디, 리듬을 동시에 연주할 수도 있다. 샘 김이나 정성하 같은 연주자들의 공연에서 이러한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다.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음악의 모든 요소를 한 번에 다 표현할 수 있는 악기. 사람의 매력으로 치자면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겸손하고 편한 친구에 비유할 수 있을 텐데, 이러니 내가 기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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