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10대가 11억 집을? '미심쩍 거래' 들통나면…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10.08 09:41 수정 2019.10.08 13: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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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서울 일부 지역의 최근 부동산 매매 거래 중에 좀 미심쩍다 싶은 부분들에 대해서 정부가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죠?

<기자>

네. 지금까지 종종 해왔던 비슷한 종류의 부동산 거래 조사 중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번 주에 시작하고요. 일단 지난여름의 부동산 거래들을 집중적으로 볼 겁니다. 이 시기가 이른바 인기 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이 다시 뛰기 시작한 시기죠.

서울 전체를 보긴 하는데요, 사실상 강남 4구, 그리고 마용성이라고 보통 얘기하는 마포, 용산, 성동구와 서대문구에서 일어난 거래들을 중점적으로 볼 겁니다.

정부가 연락할 집주인들은 이미 대략 정해져 있습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이 넘는 집을 사면 집값을 어떻게 냈는지 자금조달계획서라는 것을 지자체에 제출하죠.

전세를 얼마 꼈고 빌린 돈은 얼마고 이런 걸 써내잖아요. 정부가 이 자금조달계획서를 보고 크게 네 가지 정도의 미심쩍은 거래들을 추렸습니다.

일단 빌린 돈이 너무 많은 경우, 또 현금 위주로 사고 판 경우, 또 가족 간에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경우나 계약할 때 집값을 허위로 쓰지 않았나 의심되는 경우들입니다.

앞으로 정밀조사를 받게 될 집의 수를 정부가 명확히 밝히고 있진 않지만, 이를테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 3구에서 있었던 거래 중에 10에 1건 정도는 지금 말씀드린 것 같은 '이상 거래'로 보이더라는 겁니다. 대략 그 정도 비율로 연락이 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정부가 몇 가지 이상 사례들을 공개했죠?

<기자>

네. 실제로 있었던 사례들을 살짝씩만 변형해서 어떤 케이스들이 있는지 소개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11억 원짜리 집을 10대가 5억 원짜리 전세를 끼고 샀는데요, 나머지 6억 원은 이 10대가 지금까지 모아 온 예금이라고 낸 경우도 있었고요.

부부가 함께 29억 원짜리 아파트를 샀는데, 예금 7억 5천만 원을 내고 21억 5천만 원은 빌렸습니다. 이 많은 돈을 어떻게 빌렸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거죠.

<앵커>

이번 조사에서 정부가 노리는 건 뭔지, 또 불법이 드러나면 어떻게 되는 건지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통장 사본이나 대출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 같은 것들을 소명 자료들을 내라고 할 거고요, 자료만으로 판단이 확실히 안 되면, 집주인을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이번 조사의 진행상황을 공개하고 내년부터는 이런 조사를 늘 하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하는데요, 사실 이렇게 고강도로 조사를 하는 것은 사전 경고의 의미가 크죠.

지금까지 집을 산 사람들은 물론이고, 혹시 편법적인 거래를 앞으로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 자칫하면 최소한 조사당한다는 것을 미리 알려놓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편법 증여 같은 세금 탈루 건 같은 경우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좀 더 드러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안 낸 세금에다 가산세도 내야 할 거고요.

주택 가격을 실제와 다르게 써서 계약한 경우가 적발되면 집값의 5%를 지자체에 과태료로 내야 합니다.

금융거래 같은 경우는 좀 더 복잡합니다. 지금 정부가 예시로 든 이상 거래 중에 적잖은 케이스가 법인이 집값의 거의 대부분을 빌려서 집을 산 경우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주택 매매업 법인, 주택 매매업자는 LTV, 주택담보대출비율을 최대 80%까지 인정받았거든요. 지금까지는 불법이 아니었습니다.

조사한다고 해서 딱히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 주부부터는 이런 법인들의 LTV도 개인들처럼 투기과열지구 안에서는 40%로 제한된다는 것을 알리는 효과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극단적인 경우지만, 법인이 다른 용도로 대출을 받아놓고 실은 주택을 산 게 적발된다거나, 개인이 허위로 서류를 꾸며서 불법대출을 받은 경우가 있다고 하면 원칙적으로는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더불어서 혹시 전체 금융권의 대출 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곳은 혹 없는지 들여다보는 계기로도 삼겠다는 게 당국의 얘기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이런 이상 거래가 여러 건 걸려있다 싶은 중개업소가 도드라지면 중개업소도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거든요. 이것도 해당 지역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