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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反부패 전사' 부상한 비스카라…의회 해산 후 지지율 급등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의 의회 해산 결정 후 대통령 지지율이 급등했다.

'얼떨결에' 대통령이 된 부통령 출신의 50대 정치인은 부패한 의회에 단호히 맞서는 페루의 '반(反)부패 전사'로 부상했다.

여론조사기관 페루연구소(IEP)가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비스카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75%를 기록했다.

지난달 조사의 40%에서 크게 뛰어오른 것이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의회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하자 전격적으로 의회 해산을 선언했다.

의회를 장악한 보수 야당은 '쿠데타'라고 반발하며 대통령 직무정지 시도로 맞섰지만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한 부통령이 하루 만에 사의를 밝히며 동력을 잃었다.

이번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84%가 비스카라 대통령의 의회 해산 결정을 지지했으며 75%가 내년 1월 26일 의회 선거를 실시하는 데 찬성했다.

국민의 70%는 의회 해산이 헌법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고, 야당 주장대로 쿠데타라고 여기는 국민은 22%에 그쳤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CPI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9.5%가 의회 해산에 찬성했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그리 유명한 정치인은 아니었다.

1963년 리마에서 태어난 그는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2006년 지방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한 차례 낙선 후 모케과 주지사가 됐고 2016년 대선에서 중도 우파 후보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의 제1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발탁돼 함께 당선됐다.

그는 부통령직과 함께 교통부 장관도 겸직했는데 친체로공항 건설 계약 과정에서 비리 의혹을 받으며 2017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의혹은 사실로 입증되지 않았지만 그는 캐나다 주재 대사로 임명돼 페루를 떠나며 정치 생명을 다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이듬해 쿠친스키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탄핵당하면서 리마로 돌아왔고, 제1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취임 일성부터 '부패와의 싸움'을 다짐했다.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부패 혐의를 받고 수감 중인 페루에서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를 비교적 수월한 협상 파트너로 여겼던 야당의 예상과 달리 비스카라 대통령은 야당의 반발 속에서도 거침없이 반부패 개혁을 밀어붙였다.

지난해 3월 비스카라 대통령의 취임 이후 내내 이어져 온 대통령과 의회의 갈등은 대통령과 의회의 갈등은 결국 대통령의 의회 해산 선언으로 정점을 찍었다.

부패한 우파 야당에 분노하던 국민은 의회 해산에 환호하는 시위를 벌였다.

온라인상에는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을 패러디해 비스카라 대통령을 의회를 끝장내는 슈퍼히어로로 묘사한 이미지가 등장했고 페루 완구업체는 이를 실제 장난감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전날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와의 인터뷰에서 "의회 해산의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의회 해산이 헌법에 의거한 정당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쿠친스키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2021년까지 페루를 이끄는 비스카라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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