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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전세 낀 주택 거래' 막는다…엄격해진 전세대출

<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함께합니다. 권 기자, 줄여서 '분상제'라고도 부르던데, 지난주에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침 확정안이 나오면서 대출 규제안도 추가로 발표됐잖아요. 이것도 곧 시행되는 건가요?

<기자>

네. 올해 이사 계획이 있었거나, 혹은 대출받을 계획이 있던 분들은 이것도 좀 미리 봐두셔야 하는 내용입니다. 당장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부터는 대출이 좀 더 까다로워질 겁니다.

이번 대출 규제의 방점은 전세자금대출에 찍혀 있습니다. 지금까지 규제가 강화돼 온 건 주로 주택담보대출이었잖아요.

이번에는 전세 대출 쪽을 손보기로 하고 이달 말 정도 시행을 목표로 지금 당국이 세부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시가로, 시장가격으로 9억 원 이상의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1주택자라도, 그 집 한 채만 갖고 있는 경우라도 주택금융공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 즉 HUG의 공적 전세 보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사실상 지금 같은 전세자금대출은 나오기 어렵게 됩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바로 시행입니다.

단, 이미 기존에 전세금 대출을 받고 살고 있는 분들이 보증 기간을 연장하는 건 앞으로도 가능합니다. 새로 대출을 받는 게 어렵게 되는 거죠.

<앵커>

이른바 갭 투자로 집값이 오르는 데 이런 식의 전세자금대출이 요인이 됐다, 정부가 그렇게 보고 있는 거죠?

<기자>

네. 최근에 서울 강남을 비롯해서 인기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다시 들썩였잖아요. 작년 9·13 대책 직전에 집값이 고공행진 하던 때보다 더 비싸진 곳들도 있습니다.

이런 가격은 실수요로 인해서 형성된 게 아니라 여러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고 그중 한 요인으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 한 편이었던 전세자금대출을 지목한 겁니다.

시가, 시장가격으로 9억 원이 넘는 고가 주택은 전세금도 상당히 높은 편이겠죠. 전세를 끼고 이런 집을 사면 집값의 최소한 50~60% 이상은 해결이 됩니다.

그러면서 전세 대출을 받아서 내가 살 곳도 구하면서 산 집의 잔금 부담도 덜고 이런 식의 부동산 거래를 제한하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정부가 살펴봤더니 요새 이렇게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경우가 빠르게 늘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서울 전체 주택 거래 중에서 이런 경우가 절반이 채 안 됐는데, 8월에는 거의 60% 가까이 늘었고 특히 이른바 강남 4구 서초, 강남, 송파, 강동 이 지역에서 8월에 거래된 집의 64%가 전세를 낀 거래였습니다.

또 가계대출이 좀 주춤하다가 요새 다시 늘고 있는데, 여기서도 전세자금대출이 상당분을 차지했습니다.

이런 걸 보고 당국이 '최근 집값 들썩인 데는 전세라는 제도와 전세자금대출을 동시에 이용한 갭 투자가 작용했다'고 판단하게 된 거죠.

<앵커>

그런데 사실 내 집이 있어도 다른 데로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지나친 규제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래서 요즘 금융당국이 정리하고 있는 게 어떤 사람들에게 예외를 적용해 줘야 할까 하는 겁니다.

일단 기준은 지금 1주택자가 추가로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 집을 사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고 할 때 인정받고 있는 사례들이 기준이 될 겁니다.

대표적인 게 우리 집이 있는데 갑자기 전근을 가게 됐다든가, 부모님과 합가까지는 좀 어렵지만 그래도 근처에 모시고 살려고 하는 경우라든가 이런 것들이 지금 예외를 인정해 주는 경우입니다.

또 자녀가 멀리 떨어진 대학에 가게 돼서 살 집을 구하는 경우, 아파서 병원 근처에 살아야 한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경우도 인정해 줍니다.

단, 이런 경우에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할 때 일단 두 번째 집을 살 수 있도록 대출은 해주지만, 두 집 중의 한 채는 일정 기한 안에 처분해서 다시 1주택자로 돌아가는 조건으로 대출을 내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될 전세자금대출 규제에도 비슷한 조건이 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건 보통 분들은 좀 생각하기 어려운 방법이기는 한데, 지금 전세자금대출 외에도 유령회사를 세우고 그 회사 앞으로 대출을 많이 받아서 인기 지역의 집을 산다든가 이런 것도 있다고 봤는데 이런 것도 앞으로는 못하게 됩니다.

이것에 대한 대책은 당장 다음 주부터 시행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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