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터전 아닌 '생지옥'…20년 만에 철거된 애린원

SBS 뉴스

작성 2019.10.07 09:28 수정 2019.10.07 09:31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20여 년 전 A 씨는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인 '애린원'을 만들었습니다. 보호소가 턱없이 부족했던 당시, 이곳은 유기견의 희망이었는데 하지만 이 보호소라는 이름과는 달리 '개들의 지옥'이라 불렸습니다.

[도경화/개인 봉사자 : 아무래도 수십 년간 방치되어 있다 보니까 너무 심각한 상태의 아이들이 많고 대한민국에 이런 곳이 있나 눈물이 쏟아지는…]

[최은영/개인 봉사자 : 피부병 심한 애들 너무 많고 상처들 너무 많고 종양 있는 애들도 많고]

유기견은 몰려드는데 중성화 수술은 이뤄지지 않아 보호소에서 자체 번식을 반복해 개체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원장 A 씨가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과 부지 소유권 분쟁이 불거지는 동안 개들은 물과 음식이 바닥난 공간에서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죽여야만 했습니다.

희망의 터전에서 생지옥으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동물보호단체가 개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린원의 점유권을 넘겨받고, 철거 명령까지 얻어냈지만 A 씨는 자기 소유라 주장하며 몇 년 동안 철거를 거부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일 긴 다툼 끝에 포천시와 동물보호단체들은 철거를 강행했습니다.

몇 주 후 이곳은 새로운 임시보호소로 다시 태어납니다.

구조된 개들은 봉사자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당분간 공터에 머물 예정입니다.

[김세현/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 저희가 정말 끝까지 아이들 하나하나 치료를 할 거고요.]

[고재관/KDS 레인보우 훈련사 : 아침부터 저녁까지 구조해온 아이들 돌보고 있고 병원 치료 필요한 애들은 통원 치료를 하고 있고 그렇습니다.]

[최은영/개인 봉사자 : 이제 (애린원) 해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아이들을 행복한 가정을 찾아주는 것까지 만약에 가정을 못 찾아주는 아이들은 그 아이들이 살 수 있는 마지막 날까지 편안히 살게 하다가 보내주는 게 저희의 목표라고 볼 수 있어요.]

앞으로 새로운 곳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랍니다.

▶ 쥐 사체·구더기 들끓던 '애린원'…20년 만에 철거하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