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스마트홈, 악몽으로 변할수 있습니다

김정기 기자 kimmy123@sbs.co.kr

작성 2019.10.04 14:14 수정 2019.10.04 17: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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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집안에 스마트홈을 설치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음성으로 방안의 조명을 켜고 끄고, 또 외출 중에는 스마트폰으로 집 안에 있는 냉장고 안을 보고 필요한 식자재를 확인하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합니다. 편리하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집안에 있는 아기가 걱정될 때마다 일일이 전화를 걸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가스를 잠그고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확인합니다. 가스 밸브를 잠그고 나왔는지 불확실하면 하루 종일 일이 잡히지 않죠. 이럴 때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공간이동이라도 가능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까지 해보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갖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위스콘신주에 사는 웨스트모랜씨는 우리 돈 600만 원을 들여 자신의 집을 첨단 스마트홈으로 꾸몄습니다. 직장에서 퇴근할 때쯤 스마트폰으로 집안 온도를 조절하고 지하철에 앉아 집안의 상황을 모니터하고, 또 수백 km 떨어진 곳에 있어도 집 앞문에 설치된 초인종을 누른 방문자도 확인할 수 있다는 다양한 장점 때문에 스마트홈을 설치했습니다.

출장이 많은 웨스트모렌씨는 집에 혼자 있는 부인이 항상 걱정됐기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 스마트홈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첨단 집에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23도로 설정된 실내 온도가 갑자기 32도까지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웨스트모랜씨는 기기에 문제가 생긴 줄만 알고 23도로 다시 설정했지만 실내 온도가 다시 32도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마루에 설치된 CCTV 카메라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듣기만해도 무서운 음악까지 흘러나왔습니다. 집 안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부인에게는 정말 참기 힘든 음악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내 온도 설정기를 조정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급기야 실내에 있는 기기의 전기 코드를 모두 분리해야 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600만 원을 주고 설치한 스마트홈이 웨스트모랜씨 가족에게 악몽이었습니다. 확인 결과, 스마트홈 기기에는 문제가 없었고 집안에 설치된 무선 와이파이에 누군가가 해킹을 했습니다. 누군가가 이 와이파이에 연결된 카메라를 이용해 집안을 모두 보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에 설치된 이런 스마트홈 기기는 4천400만 대가 넘습니다.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는 장점 때문에 사용자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6년만 해도 전체 가구당 12.5%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2.5%, 내년에는 25.5%, 2021년에는 28%까지 늘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해킹 피해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안 업체마다 자신의 제품이 안전하다고만 발표할 뿐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습니다. 또 해킹 피해를 입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스마트홈 이용자가 많아 누가 어떤 피해를 보았는지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럼 스마트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매우 기본적인 몇 가지만 기억하면 해킹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1) 비밀번호 설정.
많은 이용자들이 비밀번호 설정을 귀찮다고 생각해 제품이 출고됐을 때 설정된 비밀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이 0000, 1111, 또는 1234로 돼 있습니다. 해커도 항상 이런 간단한 번호를 이용해 봅니다. 비밀번호는 새 번호로 꼭 설정해주고 불규칙적으로 번호를 바꿔주어야 합니다.

2) 해커들이 이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메일에는 해킹 프로그램이 연결돼 있는 링크가 담겨 있는 인터넷 링크를 포함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감염되고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심가는 이메일은 바로 삭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최신 백신으로 컴퓨터를 보호하세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백신으로 보호받고 있다고 100%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백신이 있다고 해도 이 백신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치된 백신도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해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