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정부는 북한 멧돼지에 의한 바이러스의 직접 전파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야생 멧돼지가 감염 매개체로 확인될 경우 방역 범위도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형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DMZ 내 멧돼지에서 검출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대해 환경부는 우리 측 철책은 경계 시스템이 구축돼있는 데 반해 북측의 철책은 견고하지 않아 북측으로부터 DMZ 내로의 야생동물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돼지열병에 감염된 북한의 야생 멧돼지가 남한으로 넘어와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이 가능성은 지난달 17일 촬영된 군 감시카메라에서도 확인됐습니다.
북한에서 헤엄쳐 바다를 건너온 야생 멧돼지 3마리가 강화군의 철책선 안에서 포착된 것입니다.
하지만 초기 발병지역이 접경 지역이었는데도 정부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멧돼지에 대한 집중 조사에 소홀했습니다.
멧돼지 사체에 대한 바이러스 조사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최초 확진 이후 나흘 뒤에나 시작했습니다.
[정현규/한국양돈수의사협회장 : 멧돼지의 사체와 접촉하는 모든 동물은 이 질병을 전파시킬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전파 매개체는 멧돼지가 아니지만, 그 이전에 멧돼지에서 출발한 건 상당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적절한 개체 수 조절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발병 농가 간 특별한 공통역학 관계없이 산발적으로 확진이 이어지는 것도 멧돼지와의 관련성을 높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활동성이 큰 야생 멧돼지가 감염 매개체로 확인될 경우 방역 범위를 더 넓혀야 하기 때문에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주 범, 영상편집 : 하성원)
▶ DMZ 멧돼지서 돼지열병 첫 확인…확진 13건으로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