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미 "황민 원망하고 싶지 않아…목숨 잃은 제자들 위해 진혼굿"

SBS 뉴스

작성 2019.10.03 14:33 수정 2019.10.03 15: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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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미배우 박해미가 전남편 황민의 음주운전 사망사고 후 1년만에 복귀한 심경을 밝혔다.

박해미는 지난 2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최근 뮤지컬에 복귀해 무대에 열정을 쏟고 있는 일상을 공개했다.

박해미는 전 남편 황민의 음주운전 사망사고로 지난 1년간 힘든 시간을 겪었다. 황민이 음주운전한 차량에 탑승했던 젊은 뮤지컬 배우들, 자신의 두 제자가 목숨을 잃었다. 박해미는 충격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 사고 수습에 힘썼고, 그 과정에서 지난 5월 황민과 합의이혼했다. 황민은 징역 3년 6개월 실형을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박해미는 "다시 되새기고 싶지 않은데, 새벽 1시 넘어서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불길했다. 제 예감이 맞았다. 상상도 못한 일이 생겼다"며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방송에 노출되는 게 싫었다. 어떤 인터뷰도 거절했고,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너무 싫었다. 그러다보니 숨게 됐다. 살긴 살아야하는데, 나 스스로의 자책을 떠나서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살아온 삶도 생각해보고. 그러면서 혼자 숙성이 되더라"고 전했다.

박해미는 또 "너무 힘들었다. 집에 있지 못하고 2주를 외부에 숨어 피해있었다. 어떻게 해결해야할 것인가. 물 한모금 안 넘어갔다. 부모의 심정, 자식 죽은 엄마 심정으로 힘들었다. 전남편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죽은) 애들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컸다. 부모님들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팠다"며 울먹였다.

박해미는 두번째 남편이었던 황민과 지난 5월 합의이혼하며 25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인연의 고리를 끊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회오리 속에서 못 빠져나오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끊어놓고 다시 시작하는 게 답이다 싶어, 서로 합의하에 헤어지기로 했다. 아들한테도 말했더니 '엄마가 생각하는 대로 하십쇼'라고 하더라. 조금 힘든 상황도 있었지만 정리했다. (전남편이)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해미는 "(음주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너무 뜻이 안 맞아 문제가 생겼다. 그게 또 골이 크게 생겼고, 앞으로 더 힘들어지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 쪽도 힘들게 합의가 됐다"라고 이혼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남편을) 원망하고 싶지 않다. 제 탓이라는 생각을 자꾸 한다. 저도 너무 일만 사랑한 거 같다. 가정을 돌아봤어야 했는데, 날 만나지 않았다면 멀쩡히 더 잘되지 않았을까 싶다. 담지 못할 그릇의 사람을 받은 거 같다. 전 저대로 양보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입장에서는 제가 감당이 안 됐던 거 같다. 그래서 본인이 방황하고 힘들어했던 거 같고. 난 일 때문에 너무 바쁘게 살았고, 그러다보니 본인은 외로웠을 거다. 그러면서 술에 빠진 거 같고. 그런 것들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며 전남편에 대한 애증의 마음을 털어놨다.

박해미의 아들인 뮤지컬배우 황성재는 엄마를 그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었다. 황성재는 "그동안 일들이 힘드셨을 거다. 워낙 강인한 분이지만"이라며 겉은 강해 보이지만 속앓이를 했을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빠사건이 일어난 다음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형이 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며 자신에게도 상처가 됐던 사건을 떠올렸다. 이어 "지금도 아빠를 원망한다. 근데 아빠니까 보고싶다. 옆에 가서 같이 있고 싶다. 저한텐 누구보다 따뜻하고 친구같은 아빠였다. 아직까지도 면회는 못 갔다"며 아빠에 대한 솔직함 심경을 전했다. 더불어 "엄마가 원하는 삶 살면 좋겠다. 엄마인생이니까"라며 듬직한 아들의 모습도 보였다.

1년만에 복귀한 박해미는 죽은 제자들과 비슷한 또래의 뮤지컬 배우들을 가르치며 무대에 열정을 쏟고 있다. 죽은 제자들에게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제자들에게 더욱 마음을 쓰고 있었다.

박해미는 "무대로 복귀하기 전에 그냥 할 수가 없어서 평생 굿 같은 거 안하는데 혼자 가서 진혼굿을 했다. 안 그랬으면 다시 공연 할 수 없었을 거다"며 "너무 안타까운 청춘들이었기 때문에. 잘 가라고, 노여워하지 말라고, 풀어줬다. 그런 거 처음 해봤는데, 굿하시는 분들과 같이 하면서 그 아이들이 이 자리에 왔을까를 느끼며 용서를 구했다. 그 이후에 공연장에 복귀했는데 마음이 좀 편안해지더라"고 말했다.

[사진=TV조선 방송 캡처]

(SBS funE 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