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명 숨진 수몰 사고…"통신 장비만 안 뗐어도"

민경호 기자 ho@sbs.co.kr

작성 2019.09.29 20:46 수정 2019.09.29 21:5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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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달 전에 서울 목동에 빗물 배수 시설 터널 안에서 노동자 세 명이 숨진 사고가 있었죠. 정부의 조사 보고서를 저희가 입수를 했습니다. 보니까 결정적으로 이 터널 안에 있던 무전기용 중계기를 떼버리는 바람에 이 사람들이 위험하다는 연락을 들을 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민경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에 국지성 호우가 예보된 상황이었지만 빗물 배수 시설 터널에 들어가 작업하던 협력업체 직원 2명과 이들을 대피시키러 들어간 현대건설 직원 1명이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SBS가 고용노동부가 작성한 재해 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터널 안에 있던 통신 설비를 일찍 해체한 것이 사고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터널 안에 여기저기 남아 있던 전선을 정리하는 작업을 위해 협력업체 직원들이 수시로 터널에 들어가야 했는데, 배수 시설이 잘 작동하는지 시운전을 위해 터널 안에 있던 무전기용 중계기를 없애버렸다는 것입니다.

중계기가 없으니 터널에 있던 직원들은 폭우 때문에 빗물을 방류한다는 소식을 전달받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전선 정리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배수 시설 시운전을 동시에 진행한 것은 설계가 변경돼 공사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문진국/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환노위) :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에 시운전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공사 기간을 당기려다 발생한 참사입니다.]

현대건설은 자사가 수주받은 공사가 끝났기 때문에 중계기를 철거한 거라는 입장입니다.

[현대건설 관계자 : 그 구간 내는 공사가 끝났기 때문에 중계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운영 주체는 서울시하고 양천구로 이미 인계가 됐던 상황이죠.]

3명이었던 현장 안전관리 인력이 시운전 단계에서는 경력 6년 사원 한 명으로 줄어든 것도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중계기 조기 해체에 대한 잘잘못도 따져야 하겠지만 공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 가이드라인도 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소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