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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 부주의 탓? 현장 가보니…구호뿐인 '안전제일'

<앵커>

건설 현장에는 근로자의 실수, 근로자의 부주의를 경고하는 문구들이 이렇게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환경 자체가 안전하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즉 근로자가 아무리 주의를 해도 사고가 날 만한 작업 환경이라는 겁니다.

건설 안전 실태를 짚어보는 기획 보도 마지막 순서,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9명의 작업자가 다친 부산 진해 물류센터 거푸집 붕괴 추락사고.

작업자가 안전벨트만 걸고 작업했어도 추락을 피할 수 있었지만 현장에는 그런 장치조차 없었습니다.

[사고 조사팀 관계자 : 콘크리트 타설할 때는 보통 (안전벨트를) 걸 데가 없어 가지고… 자꾸 (작업자가) 움직여야 하잖아요. 허공에다 걸 수는 없는 거잖아요.]

또 다른 건설 현장.

5미터가 넘는 높이에서 줄 하나에 의지해 작업자가 아슬아슬하게 내려옵니다.

떨어지면 큰 부상을 입을 높이지만 추락을 막을 난간대조차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노동자가 주의를 기울여도 사고를 막을 기본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겁니다.

국토부 안전 담당자들을 만난 경력 30년 이상의 현장 노동자들은 작업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박종영/건설 노동자 : (폭이) 좁다 보니까 (기계식) 장비가 들어갈 수가 없어요. 사다리나 이런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 보니까. 위험하다는 얘기죠. 설계 때부터 (장비가) 들어갈 수 있는 폭을 잡아주면.]

최저가 입찰, 공사 기간 단축 압박 등 비용과 시간을 줄이려는 관행이 작업 환경 부실로 연결된다는 뜻입니다.

[김태선/건설 노동자 : 오늘 (공사를) 주고 내일 (완성해) 달라는 식으로 말하니까. 쪼들리는 건 맞죠. 그래서 사고가 나는 것 같아요.]

단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해도 발주처와 시공사, 하도급 업체 모두가 큰일 난다는 인식이 생겨야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박지인,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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