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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타파'보다 강한 태풍 온다…태풍 '미탁' 10월 2일 저녁 부산 앞바다 통과

[취재파일] '타파'보다 강한 태풍 온다…태풍 '미탁' 10월 2일 저녁 부산 앞바다 통과
제17호 태풍 '타파'가 물러간 지 열흘도 안 돼 가을 태풍이 또 올라오고 있다. 기상청은 28일(토)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210km 부근 해상에서 제18호 태풍 '미탁(MITAG)'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태풍 '미탁'은 남해상으로 북상해 부산 앞바다, 대한해협을 통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태풍 '타파'보다도 세력이 더 강할 것으로 예상돼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 남해상 향해 북상…10월 2일 저녁 부산 앞바다, 대한해협 통과

제18호 태풍 '미탁'은 현재 중심기압 1,000헥토파스칼(hPa), 중심에서는 초속 17m(시속 61km)의 강풍이 불고 있고 강풍반경이 200km인 약한 소형 태풍이다. 현재 시속 56km의 매우 빠른 속도로 서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태풍 '미탁'은 점차 방향을 북서쪽으로 틀어서 타이완 북동쪽 해상을 지나 10월 2일 오전 9시쯤에는 서귀포 남쪽 약 90km 부근 해상에 바짝 다가설 전망이다. 이어 남해상으로 북상해 2일 저녁 8시쯤에는부산 앞바다, 대한해협을 통과해 10월 3일 오전 9시쯤에는 독도 동남동쪽 약 80km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제18호 태풍 '미탁' 예상진로(자료:기상청)
● 열려 있는 태풍의 길, 대한해협

18호 태풍 '미탁'이 17호 태풍 '타파'가 통과한 길을 거의 그대로 따라 부산 앞바다,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현재 태풍의 길이 대한해협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 주변 동아시아 지역의 일기도를 보면 큰 틀에서 17호 태풍 '타파'가 통과할 때와 매우 비슷하다. 한반도와 한반도 북쪽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있고 일본과 일본 남동쪽 북서태평양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한반도 주변의 기압배치가 태풍을 대한해협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다(아래 그림 참조).
동아시아 지역 5.5km 상공 바람장(자료: 기상청)
북상하는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한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태풍과 비교하면 몸집이 매우 크기 때문에 태풍이 뚫고 지나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한반도를 덮고 있는 차고 건조한 커다란 공기 덩어리 역시 태풍이 더 이상 올라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결국 몸집이 큰 북태평양 고기압과 차고 건조한 공기 사이에 골목길이 하나 있는데 이 길이 바로 북상하는 태풍이 통과할 수밖에 없는 태풍의 길이 된다. 이 길이 현재 대한해협에 놓여 있다. 태풍이 대한해협을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는 이유다.

물론 이 태풍의 길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차고 건조한 공기가 서로 밀고 밀리는 세력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위아래로 이동할 수 있다. 차고 건조한 공기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할 경우 태풍은 일본 쪽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고 차고 건조한 공기가 약해지면 태풍은 우리나라 쪽으로 더 올라올 가능성이 커진다. 아직은 태풍의 진로에 유동성이 큰 이유다.

● 태풍 '미탁', 태풍 '타파'보다 더 강하다

18호 태풍 '미탁'은 북상하면서 30일(월) 오전 9시쯤에는 초속 37m(시속 133km)의 강풍을 동반한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특히 태풍이 타이완 북동쪽, 중국 상하이 남동쪽 해상까지 북상하는 10월 1일 9시쯤에는 중심에서 최대 초속 40m(시속 144km)의 강풍이 불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태풍 '타파'가 가장 발달한 최성기에 중심에서 초속 37m(시속 133km)의 강풍이 불었던 것과 비교하면 태풍 '미탁'이 태풍 '타파'보다 조금 더 강하게 발달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 예상으로는 제주도 남동쪽 해상을 지나 남해상과 부산 앞바다를 통과하는 시점에도 17호 태풍 '타파'보다 세력이 강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제주도 남동쪽 해상을 지나는 10월 2일 9시쯤에도 중심에서는 초속 39m(시속 140km)의 강풍이 몰아치겠고 부산 앞바다를 통과해 독도 부근 해상을 지날 때도 중심에서는 초속 35m(시속 126km)의 강풍이 몰아치는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크기는 태풍 '타파'와 비슷하지만 '타파'보다 강력한 태풍이 다가오는 것이다.

태풍이 이처럼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우선 태풍의 이동 경로인 북서태평양의 바닷물이 현재 매우 뜨겁기 때문이다. 현재 태풍 발생지역과 태풍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바다의 수온은 29~30℃에 이른다. 평년보다도 0.5~1℃ 높다. 17호 태풍 '타파'가 수온 28℃ 정도의 해역에서 발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태풍 '미탁'은 더 뜨거운 바다에서 발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다 표면만 뜨거운 것이 아니다. 현재 수십 미터 깊이까지도 물이 아주 뜨거운 상태다. 현재 태풍 발생 지역의 해양열량(OHC)을 보면 제곱센티미터당 120킬로주울(kJ)이나 된다. 태풍 '타파' 발생 해역의 해양열량이 제곱센티미터당 60킬로주울 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8호 태풍 '미탁'은 17호 태풍 '타파'보다 바다로부터 2배나 더 많은 열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태풍 '미탁'이 태풍 '타파'보다 더욱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아래 그림 참조).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와 해양열량(자료: 기상청)
● 문제는 편동풍…서쪽으로 많이 이동하면 남해안 일시 상륙 가능성도

현재 태풍 발생지역에는 편동풍, 동풍계열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문제는 강한 동풍의 영향으로 태풍이 현재 예상보다 서쪽으로 더 많이 이동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태풍은 보통 위도 30도 부근까지는 동풍계열 바람을 타고 북서쪽으로 이동을 하고 위도 30도 부근에서부터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북상하는 것이 보통인데 편동풍이 강해 초기에 서쪽으로 많이 이동하면 이동할수록 태풍이 보다 더 고위도 지역까지 올라올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현재는 태풍이 부산 앞바다,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예상보다 서쪽으로 조금 더 이동하면 태풍이 한반도에 더 가까이 다가서거나 남해안에 일시 상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10일까지의 중기예보에서는 세계에서 정확도가 가장 높다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예측 결과를 보면 태풍 '미탁'은 10월 1일 밤 9시쯤에는 태풍이 위도 30도 부근까지 북상하는데 이때 태풍은 제주도 남서쪽 먼 해상,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태풍은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이는데 서쪽으로 깊숙하게 이동했던 태풍은 남해안에 가까이 다가서거나 남해안에 일시 상륙하는 것으로 유럽중기예보센터는 예상하고 있다. 10월 2일 밤 9시 태풍의 위치는 남해안 내륙지방이다. 아무리 정확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유럽중기예보센터의 예측 역시 여러 예측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고 차고 건조한 공기 때문에 태풍이 남쪽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아래 그림 참조).
제18호 태풍 '미탁' 예상 위치(자료: 유럽중기예보센터)
● 올해 7개 태풍 영향…60년 만에 최다

18호 태풍 '미탁'이 예상대로 남해상으로 북상해 부산 앞바다, 대한해협을 통과하게 되면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또 한 차례 거센 비바람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18호 태풍 '미탁'은 5호 태풍 '다나스', 8호 태풍 '프란시스코', 9호 태풍 '레끼마', 10호 태풍 '크로사', 13호 태풍 '링링', 17호 태풍 '타파'에 이어 올 들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7번째 태풍이 된다.

지난 1904년 이후 현재까지 한 해에 태풍이 한반도에 7번이나 영향을 미친 경우는 1950년과 1959년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예보대로 태풍 '미탁'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경우 올해는 1959년 이후 60년 만에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태풍이 한 해에 8차례 이상 영향을 미친 경우는 없는 만큼 올해는 1950년, 1959년과 함께 우리나라 기상관측사상 가장 많은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태풍의 길은 열려 있다. 한반도에 가장 늦게 영향을 미친 태풍은 1906년 8호 태풍으로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 영향을 미친 적이 있다. 18호 태풍 '미탁'에 이어 또 다른 태풍이 다가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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