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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웅담 채취용 곰 479마리…물도 제대로 안 줘"

"국내 웅담 채취용 곰 479마리…물도 제대로 안 줘"
▲ '사육 곰 현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최태규 곰 보금자리 프로젝터 대표

정부가 웅담(곰 쓸개) 채취용 사육 곰을 매입해 보호시설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물자유연대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사육 곰 현장조사 및 시민인식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사육 곰들을 이대로 방치하지 말고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한국은 합법적으로 웅담 채취를 위해 곰을 사육할 수 있다.

사육 곰은 2005년 1천 454마리까지 늘었지만, 중성화 수술 등 증식금지 사업을 거쳐 이제는 479마리만 남았다.

이들이 도살되거나 자연사하면 국내 사육 곰 산업은 종식될 전망이다.
지난 24일 웅담 채취용으로 길러지던 반달가슴곰 '들이'를 구출해 청주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남아있는 479마리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인 것으로 동물자유연대 현장조사 결과 파악됐다.

동물연대는 2019년 2∼6월 전국 31개 농장 중 28개 농장 462마리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곰이 흙을 밟을 수 있는 사육장은 한 곳도 없었다.

19개 농장은 시멘트가 깔린 사육장에서 곰을 키웠고 나머지는 철창으로 이뤄진 공중 설치 사육장(배터리 케이지)을 사용했다.

특히 농장 규모가 클수록 청소가 편한 공중 설치 사육장을 사용했다.

곰들의 83%는 목적 없이 반복적으로 이상행동을 하는 정형행동을 보였지만 농장주 62.5%는 곰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없다고 답했다.

연대는 "철창을 반복적으로 씹어 송곳니가 모두 닳는 등 자해 행동을 보이는 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농장 중 26%는 곰에게 음식물 찌꺼기를 먹였고, 31%만이 물을 상시 주고 있었다.

농장주 중 86.2%는 정부가 매입하겠다고 하면 응하겠다고 답했으며 농장의 62%는 10마리 이하를 기르는 소규모였다.

또 동물연대가 성인 남녀 1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79.3%는 사육 곰 문제 해결에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85.6%는 사육 곰을 보호시설로 이주해야 한다고 답했다.

78.3%는 사육 곰 특별법 제정에 찬성했다.

이 단체는 정부 주도로 곰 친화적 보호시설을 만들어 순차적으로 사육 곰을 매입해 구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정부 개입을 미루고 있으나 조사 결과 농장주나 시민들 대부분은 정부 개입을 원하고 있다"며 "정부는 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사진=녹색연합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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