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치료했다?…강아지 구충제 때아닌 '품절 사태'

식약처 "안전성 · 유효성 입증 안 돼…복용 자제"

남주현 기자 burnett@sbs.co.kr

작성 2019.09.23 21:07 수정 2019.09.23 22:07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최근 강아지 구충제로 암을 치료했다는 외국 환자 사례가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그 약이 순식간에 팔려나갔습니다. 암 환자나 그 가족들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겠지만, 식약처는 그 약을 먹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동물 의약품을 취급하는 약국, 유독 한 부분만 텅 비어 있습니다.

'펜벤다졸'이라는 성분의 강아지용 구충제로 암을 낫게 한다는 소문에 품절된 것입니다.

[김라미/약사 : 지난주 금요일에 한 분이 오셔서 있는 것을 다 사가셨고요. 그 이후로는 찾으시는 분한테도 드릴 수가 없고. 전화 문의는 종종 오고 있습니다.]

품절 사태는 한 유튜브 영상이 촉발했습니다.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해 말기 암을 치료한 미국 환자 사례와 2018년 인도 연구팀이 세포 단위 실험에서 펜벤다졸 성분이 암세포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힌 국제 논문이 소개됐습니다.

조회 수가 179만을 넘었습니다.

[유튜브 영상 : 펜벤다졸뿐 아니라 자신이 먹었던 약품들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암환자들이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암이 완치된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복용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사람 임상을 거치지 않은 세포 실험 연구뿐이라 체력이 저하된 말기 암 환자에게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박창원/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종양약품과장 : 항암 후보 물질의 하나인 것 같고요. 세포 실험에서 효과가 있더라도 사람한테 반드시 효과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있다고 보증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식약처의 권고에도 말기 암 환자들은 항암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며 관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홍종수,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