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참여 인원 줄었지만, 더 과격해졌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09.23 14:10 수정 2019.09.23 16: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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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가 16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시위 참여 인원은 줄어들지만, 시위 행태는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명보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수천 명 수준으로, 지난 8일과 15일 시위 때의 수만 명 수준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6월 9일 100만 명, 6월 16일 200만 명, 8월 18일 170만 명 등 100만 명을 넘는 집회가 3차례나 열리고 수십 만 명이 참여하는 시위도 수차례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지난달까지 시위 현장에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부나 중장년, 노년층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나왔던 것에 비해 최근 시위는 10∼20대 젊은 층이 대부분입니다.

시위 참여 인원은 줄었지만, 시위 행태는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21일 시위 때는 시위대를 제압하려는 경찰 한 명을 10여 명의 시위대가 둘러싸고 구타하면서 경찰의 총기를 탈취하려고 했습니다.

시위대는 툰먼 정부청사에 걸려 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불태웠고, 13세 소녀도 참여했다가 체포됐습니다.

어제(22일) 시위대는 시내 쇼핑몰에서 맥심 등 친중국 성향 기업과 화웨이, 중국은행 등 중국 본토 기업의 점포를 공격해 훼손했고, 곳곳의 지하철역 기물을 파손했습니다.

오성홍기를 쇼핑몰 바닥에 깔아 놓은 뒤 줄을 지어 차례로 밟고 바다에 버리기도 했습니다.

시위 참여 인원이 줄어들면서 대규모 시위 대신 게릴라식 전법으로 시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송환법 반대 시위대의 참여 인원이 줄어든 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홍콩의 경제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달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40% 급감하면서 홍콩 경제의 큰 축을 이루는 호텔과 여행, 소매업계 등에서는 해고와 무급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시위 사태에 기업공개 등이 미뤄지면서 홍콩거래소 등 금융 부문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심각한 경제 상황이 실업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위에 염증을 느끼는 시민이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 때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지만, 시위 장기화와 경제 상황 악화로 홍콩 시민들의 민심이 어느 정도 시위에서 이탈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