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건 당시 수배 전단에 '왼손 문신'…이번 용의자는?

한상우 기자 cacao@sbs.co.kr

작성 2019.09.22 14:35 수정 2019.09.22 15: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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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56살 A씨는 모두 9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 7, 9차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일치하는 데다 화성사건이 발생한 기간 내내 화성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가 경찰의 추정대로 이 사건의 진범이라면 당시 경찰이 예상한 범인의 모습과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A씨는 과연 얼마나 닮았고, 또 얼마나 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화성사건 당시, 진범으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가 위기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그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용의자의 몽타주와 수배전단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수배전단에는 용의자의 인상적 특징이 담겼는데 나이가 24∼27세가량이고 머리 스타일은 스포츠형이며 보통 체격에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롭고 갸름한 얼굴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키는 165∼170㎝가량인데 평소 구부정한 모습이라는 설명도 담겼습니다.

또 왼손에 검은색 전자 손목시계를 차고 있고 시계 아래 팔목 부분에 문신이 있으며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봉숭아 물이 들었고 같은 손 둘째 손가락에는 물린 듯한 흉터가 있다는 목격자 진술도 실렸습니다.

경찰과 현재 A 씨가 수감된 부산교도소 등에 따르면 수배전단이 묘사한 범인의 모습과 A씨는 차이점도 있고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우선 A 씨의 왼쪽 손목에는 문신이 없습니다.

A 씨가 문신을 지웠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가 1991년 4월 마지막 10차 사건 발생 3개월 만에 결혼하고 그로부터 2년 6개월 뒤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현재까지 무기징역수로 복역 중인 점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수감 중 문신을 지운 기록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노출되는 신체부위에 문신을 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없다시피했던 점, 영구문신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 점, 목격자의 기억이 잘못 됐을 수도 있는 점 등은 변수입니다.

수배전단과 달리 오른손 둘째 손가락에도 별다른 흉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가 처제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을 당시 그를 검거한 김시근(62) 전 형사에 따르면 A 씨는 당시 몽타주와도 별로 닮지 않았습니다.

김 전 형사는 "당시 A 씨는 눈을 똑바로 뜨지 못하고 늘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로 말하는 특징이 있었다"며 "검거 당시 몽타주를 본 적이 있었지만, 실제 A 씨 외모와 눈매가 달라 화성사건의 용의자로 확신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화성연쇄살인 용의자 성도착증반면 수배전단에 적힌 용의자의 특징 가운데 A 씨와 비슷한 부분은 나이와 신장입니다.

A 씨는 1차 사건이 일어난 1986년에는 23세, 마지막 10 차사건 때인 1991년에는 28세였습니다.

용의자의 나이를 24∼27세로 본 수배전단과 거의 일치합니다.

A 씨의 키도 170㎝인 것으로 전해져 수배전단에 적힌 용의자의 신장과 비슷합니다.

이렇듯 당시 경찰이 예상한 용의자와 현재 경찰이 용의자로 특정한 A 씨와는 다른 점도, 비슷한 점도 있지만, 첫 사건 발생 이후 33년 동안 크게 발달한 과학수사로 확보된 증거는 이 사건의 범인을 A 씨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A 씨는 지난 20일까지 이어진 경찰의 3차례 조사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A 씨의 이런 '모르쇠' 입장은 장기간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해 와서 가석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굳이 미제사건의 진범임을 인정할 이유가 없다는 심리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경찰은 2009년 여성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아 자백을 끌어낸 공은경 경위(40·여) 등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A 씨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수배전단은 목격자 진술 위주로 작성돼 실제 범인의 모습과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적어도 현재까지는 A 씨 외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