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또다시 연기…글로벌 호크 도입 이르면 11월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9.09.22 10:3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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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는 정찰위성 못지않은 감시정찰 능력을 자랑합니다. 20km 고도에서 비행하며 38~42시간 동안 감시정찰 작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지상 30cm 크기 물체도 식별합니다.

우리 군은 글로벌 호크 4대를 도입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전력을 정밀 감시할 계획입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신형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잇따라 선보임에 따라 글로벌 호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당초 인수 시기는 작년 하반기였습니다. 그런데 핵심 감시 장비 중 일부에 문제가 발견돼 올해 5월로 한번 연기됐고 또 8월로, 다시 9월로 늦춰졌습니다. 이번 달인 9월 인수도 물 건너 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사청은 "글로벌 호크 이번달 인수는 불가능하다"며 "11월에 1호기가 들어오고 연내 4대 도입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수 연기 원인은 합성개구레이더(SAR·Synthetic Aperture Radar)의 성능 미달입니다. 지금까지 까먹은 1년은 전기광학 적외선(EO-IR·Electro Optic-Infra Red) 장비의 결함 때문이었습니다. EO-IR 결함을 잡는 데도 1년 이상 흘렀는데 SAR는 두 달 만에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한국 공군용 모형 글로벌 호크● 글로벌 호크의 눈, EO-IR에 이은 SAR의 결함

EO-IR과 SAR는 적의 표적을 정밀 탐지하는 글로벌 호크의 눈입니다. 최신형 정찰위성도 EO-IR과 SAR로 지상을 감시합니다. 우리 공군이 인수할 글로벌 호크는 현재 가동되고 있는 미군 글로벌 호크를 조금 업그레이드한 버전입니다. EO-IR과 SAR 등 핵심 센서 뿐 아니라 기체의 미션 컴퓨터의 성능도 소폭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월 인수가 무산된 원인은 SAR가 찍은 영상의 해상도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습니다. SAR는 레이더에서 전파를 쏜 뒤 표적을 맞추고 돌아오는 반사파를 연속적으로 수신해 고해상도의 영상으로 구현하는 장치입니다. 레이더의 전파는 구름과 비도 뚫고 다니기 때문에 기상 조건에 상관없이 표적의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업그레드된 SAR 자체의 문제인지, 업그레이드 SAR와 기체의 통합(integration) 문제인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심각한 결함은 아니어서 곧 해결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호크의 개발사인 미국의 노스럽 그루먼은 "11월에 1호기를 인도하겠다"는 의사를 방사청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1~4호기의 사양이 같기 때문에 SAR 결함만 잡으면 연내에 4호기까지 모두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군 글로벌 호크● 어깨 무거워진 글로벌 호크

북한은 지난 5월 이래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대구경조종 방사포, 초대형 방사포 등을 10차례 시험 발사했습니다. 모두 이동형 발사차량 TEL과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합니다. 기동성이 좋고 사전에 발사를 탐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비행고도가 낮은 것도 한미 군 당국의 반응 속도를 늦추는 요인입니다.

우리 군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인 일명 425 사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425 사업은 SAR 탑재 위성 4기와 EO-IR 탑재 위성 1기를 2020년대 초반에 전력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첫 국내 개발이고 그동안 관련 기관인 국정원, 국방부, 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밥그릇 싸움을 벌이느라 시간도 허비하고 서로 감정도 나빠져서 사업이 제대로 굴러갈지 의문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믿음직한 '눈'은 정찰위성과 똑같은 감시장비인 SAR와 EO-IR를 장착한 글로벌 호크입니다. 도입이 벌써 예정 기일보다 1년 이상 지체됐습니다. 태극 마크 찍힌 글로벌 호크를 만나기가 이렇게 힘이 듭니다. 늦어진 만큼 SAR와 EO-IR을 빈틈없이 손 봐서 전력화 이후에는 말썽이 나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