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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대상 2만 명에서 빠진 '화성 토박이'…왜 그랬나

<앵커>

용의자 이 씨는 1963년 화성에서 태어나서 1993년 충북 청주로 이사 가기 전까지는 고등학교 때 빼고 계속 화성에서 살았습니다. 10건의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이 씨가 23살이던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계속됐습니다. 방금 보신대로 1번째와 2번째 사건이 출퇴근길 주변에서 일어났고, 6번째 사건은 이 씨의 거주지 근처에서 일어났습니다. 이 씨는 1993년 결혼하면서 충북 청주로 이사를 갔고 이듬해 처제를 숨지게 한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정리를 하면 30년 가까이 이 씨는 화성에 있었고 더구나 범행 장소 근처에 살았었는데도 어떻게 당시 경찰의 수사 선상에는 오르지 않았던 것인지 정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성 연쇄살인사건 당시 용의자 이 모 씨가 살던 곳은 화성군 태안읍, 이곳은 모방 범죄 1건을 제외한 9건 가운데 6건의 범행이 이뤄진 곳으로 사건 현장까지 5km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수사팀은 이 씨를 용의 선상에서 올리지 않았습니다.

[하승균/前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팀장 : 그 이름도 처음 들어봤을 뿐만 아니라 그 당시에 수사 대상자로서 부각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화성 용의자 집 근처
당시 2만 명 넘는 수사 대상자 가운데도 아직 이 씨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왜 당시 수사팀은 이 씨를 놓친 걸까.

당시 화성 수사팀은 4차, 5차, 9차 등 사건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혈액형 B형의 체액이 발견됐다는 점에 착안해 B형을 유력 용의자로 간주했습니다.

[하승균/前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팀장 : (증거품) 분석대상 물건 중에 (혈액형) A형도 있고 B형도 있고 AB형, O형 이런 것도 있는데 B형이 좀 많았어요, 수가.]

하지만 이 씨의 혈액형은 O형이었습니다.

게다가 유일한 몽타주와 눈매 생김새가 다른 것으로 전해져 이 씨가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1994년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해 청주 경찰이 이 씨의 화성 본가를 압수수색할 당시 화성 수사팀이 이 씨를 조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시근/前 청주처제살인사건 담당 형사 : (이 씨 혈액형이) 수사본부에서 혈액형이랑 다른 걸로 나왔는데 (그래서) 수사 대상에서 배제 시켰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내 추측으로. 수사 대상은 많으니까.]

당시 부실했던 초동 수사가 용의자에 대한 수색망을 좁히긴커녕 오히려 혼선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이재성, 화면제공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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