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용의자, 10차 사건서 처제살해까지 2년 9개월 공백 왜?

이기성 기자 keatslee@sbs.co.kr

작성 2019.09.20 13:56 수정 2019.09.20 17:0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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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A씨(오른쪽)가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인한 혐의로 검거돼 옷을 뒤집어쓴 채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A(56) 씨가 화성사건 발생 장소 일대에서 오랜 기간 거주한 뒤 이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성사건 이후 A 씨의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화성사건의 마지막 10차 범행 이후 A 씨가 처제를 살해하기까지 3년에 가까운 공백기가 생긴 데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1993년 7월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인근 농수로에서 유류품 수색하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A 씨의 본적은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재 화성시 진안동)로 모방범죄로 드러난 8차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9차례 범행이 모두 이곳으로부터 반경 10㎞ 안팎에서 발생했습니다.

A 씨는 실제로도 화성에서 태어나 30세가 되던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살았습니다.

화성사건의 1차 범행 피해자는 1986년 9월 15일 발견됐고 마지막 10차 범행의 피해자는 1991년 4월 3일 발견돼 A 씨가 화성에 거주하는 동안 모든 범행이 이뤄졌고 청주로 이사한 뒤에는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 복역 중인 부산교도소 (사진=연합뉴스)이후 그는 이사한 이듬해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A 씨가 이 사건 진범이라면 10차 범행 피해자가 발견된 이후부터 처제 강간살인 사건 이전까지 2년 9개월이라는 공백이 발생합니다.

일단 10차 범행 피해자 발견 이후 그가 청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2년 동안 화성 일대에서 실종되거나 살해된 채 발견된 여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처제 강간살인 사건 대법원 판결과 2심 판결문에 따르면 A 씨가 범행을 중단한 것은 그의 개인사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1993년 12월 부인이 2살 짜리 아들을 남겨두고 가출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듬해 1월 청주 자택으로 처제(당시 20세)를 불러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인 뒤 성폭행하고 살해했습니다.

1992년 무렵 아들이 태어난 점으로 미루어 1991년 즈음 결혼을 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결혼 시기는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지만, 심야에 야외에서 이뤄지는 화성사건의 특성을 따져봤을 때 10차 범행까지는 독신생활을 했을 가능성이 크고, 마지막 사건 이후 결혼했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현장도A 씨의 범행 중단이 자발적이 아닌 결혼과 출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그는 이 시기 자신의 `살인충동'을 어떻게 해소했는지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A 씨는 이 시기 부인과 아들 등 자신의 가족을 상대로 폭행과 학대를 일삼는 등 가학적 행위로 이를 간접 해결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판결문에는 A 씨의 아내가 가출한 이유가 그의 무자비한 폭행을 견디다 못했기 때문이라고 기재됐고 방 안에 가두고 마구 때리는 등 어린 아들을 학대하기도 했다고 적혀있습니다.

결국 아내가 가출하자 극도의 증오감을 갖고 처제를 상대로 범행했다는 것이 법원이 판단한 처제 강간살인의 범행 동기입니다.

물론 10차 범행 이후 행적, 범행 공백기 등에 대한 의문의 가장 확실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은 A 씨 본인이지만 정작 그는 현재 화성 사건은 자신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안은 밝힐 수 없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용의자의 자백이므로 A 씨를 상대로 조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중부매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