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무역전쟁 반감 커졌다…58% "관세 해롭다" 답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여론이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여론조사업체 서베이몽키에 의뢰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과 중국의 관세 증가가 미국에 이로운지 해로운지 묻는 말에 전체 응답자의 58%가 해롭다고 답변했습니다.

이 같은 비율은 최근 조사인 6월 53%보다 다소 상승한 수치입니다.

관세 증가가 해롭다는 응답은 야당인 민주당원들에서는 89%, 무소속에서는 65%, 여당 공화당원들에서는 24%로 정치 성향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다만 이들 반감의 비율이 민주당원(6월 86%)뿐만 아니라 공화당원(6월 18%)들 사이에서도 높아졌다는 점이 하나의 추세로 주목됩니다.

무역전쟁에 대한 불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정책 기조에 대한 의문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이달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전혀 유익하지 않다는 응답은 40%에 이르렀고 장기적으로 유익하지만 단기적으로 해롭다는 응답은 23%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근본 목적으로 삼는 미국 일자리 복원이 실현될 것으로 보는 답변은 6월 42%에서 이달 38%로 떨어졌습니다.

전반적 기업 여건이 내년에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자의 비율도 같은 기간 41%에서 36%로 낮아졌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경제학자들과 기업 경영인들이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를 해칠 것이라며 수개월째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이 같은 인식이 대중에도 확산하고 있다는 조짐으로서 주목됩니다.

이들 유권자의 인식은 미국의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무역전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정치적 여파를 의식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는 오는 10월, 12월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집행할 계획이었으나 일단 10월 계획은 보류했습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유화적 제스처라고 밝혔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의 직접 타격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특히 농산물 판로가 막힌 농민들이 점점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에 좌절한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다음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이날부터 차관급 실무협상에 들어갔으나 뚜렷한 진전이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세계경제 1, 2위국의 통상마찰은 불확실성을 키워 공급사슬을 흔들면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글로벌 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올해 9월 2일부터 8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연령, 인종, 성별, 교육 수준, 주거지를 고려해 추출한 성인 표본 2천740명을 상대로 온라인으로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