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차원 다른 공포, 8조 양돈산업 무너지면…

박찬범 기자 cbcb@sbs.co.kr

작성 2019.09.19 20:58 수정 2019.09.19 22:3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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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이 100%라는 점도 무섭지만,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워낙 강해서 과거 유럽에서도 이 병이 완전히 사라지는 데 30년 넘게 걸렸습니다. 다시 돼지를 키우기까지는 3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농민들 걱정이 더 큽니다.

이 소식은 박찬범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시의 한 마을입니다.

이곳은 지난 2011년 구제역으로 양돈 농가 대부분이 돼지를 살처분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나마 그때는 몇 달 이후부터 정상화됐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덮친 지금의 공포감은 차원이 다릅니다.

[농장주 : (발병하면) 끝난 거예요. 눈에 보이는 바이러스라면 내가 잡겠어. 밤을 새더라도. 근데 보이지 않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저항성이 강해 돼지가 죽은 뒤에도 쉽게 사멸되지 않습니다.

[황윤재/수의사 : 햄에서는 140일 이상도 견딜 수 있고, (돼지) 혈액 속에서는 온도 조건에 따라서 18개월까지 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심지어 냉동육에서는 3년 넘게 살아남는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러스 사멸을 확인하고 다시 돼지를 키우려면 구제역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돼지를 새로 키워 출하하는 시간까지 따지면 3년이 훌쩍 넘기 때문에 사실상 농장을 접는 것과 다름없다고 농민들은 호소합니다.

[양돈 농가 관계자 : 3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죠. 3년 동안 하면 거의 망하는 것 아닌가요. 뭐 먹고 살아요.]

유럽도 돼지열병을 완전히 몰아내는데 30년 넘게 걸렸습니다.

[김종혁/도축업 종사자 : 회복하려면 농장도 구제역보다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결국에는 빨리 종식이 되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축산 업계가 붕괴할 위험성도 있다….]

국내 양돈 산업 규모는 약 8조 원, 방역에 실패할 경우 국가 경제에까지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방역 초기 단계에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이승열, CG : 최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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