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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에 사우디 공격 부인…'사우디판 9·11'로 번지나

이란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핵심 석유시설 공격에 대해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며 미국에 공식 전문까지 보냈습니다.

미국 정부와 언론이 공격 발생 이튿날인 15일부터 이란이 연관됐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사우디의 핵심 석유시설 피격은 사우디의 산유량 절반이 차질을 빚는 전례 없는 사건으로, 친이란 예멘 반군 측은 무인기 편대 작전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의 '직접 공격'이라고 압박했고, 이에 대해 이란은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주테헤란 스위스대사관에 이번 공격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외교 전문을 미국 정부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5, 6월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발생 당시 미국과 사우디가 이란을 공격의 주체나 배후로 지목한 적이 있었는데, 이란이 이처럼 강력히 부인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란이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6월 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이란의 대공미사일에 격추됐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을 언급하면서 작전 개시 10분 전에 군사 대응을 취소했다면서 이란에 경고한 바 있습니다.

6월 미국 무인정찰기 격추 사건 때는 이란 영공을 침범했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산유량 절반이 타격받아 국제 에너지 공급이 불안해진 만큼 미국이 이란에 강경 대응할 수 있는 명분도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미국의 여론전에 대해 이란을 공격하려는 '미국의 자작극'이라고까지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지난해 5월, 미국의 핵합의 탈퇴로 불거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계속 이어지자 이란이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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