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표현입니다. "100Bq/kg의 고등어를, 즉 식품 기준 최고치에 달하는 음식을 하루 200g씩, 1년 365일 매일 먹을 경우에, 그 세슘이 몸에서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받는 방사선량은 0.1mSv 정도다. 이 방사선량은 흉부 엑스레이 1번 찍을 때와 비슷하다." 물론 엑스레이는 개인이 필요해서 스스로 찍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래서 감조차 잡을 수 없는 방사선의 양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표현하기에, 엑스레이만 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이 자연적으로 받는 방사선량이 1년에 3mSv를 넘는데, 이것보다는 엑스레이 비교가 낫습니다.
저렇게 표현하면 "그래서 안전하다는 거냐? 너나 먹어라"라고 하십니다. 저는 이런 비판도, 방사선량이 어느 정도인지 한 번에 "이해"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사선량에 대한 감수성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흉부 엑스레이 1회와 같다고 표현하면, 아, 생각했던 것보다는 심각하지 않네라고 느끼는 분도 있을 겁니다. 반면에, 방사선은 많고 적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당연히 덜 받을수록 좋은 거지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제가 방사선량을 의도적으로 적게 보이게 하려고 엑스레이 비유를 들고 나온 것은 아닙니다. 엑스레이든 뭐든,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품을 먹을 때 받는 방사선량은 반드시 쉽고 정확하게 표현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읽는 분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체내 섭취'는 피폭이 몇 만 배 올라간다?
이번엔 '체내 피폭'에 초점을 맞춰서, 쉽게 얘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제 글에 달린 댓글 가운데 "체내 섭취는 피폭이 몇 만 배 올라가는데, 공기 중에 방사선량 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라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세슘에 오염된 식품을 먹으면 훨씬 더 위험하다는 주장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체내 섭취는 피폭이 몇 만 배 올라간다? 이건 '일부' 경우에는 사실일 수 있습니다. 세슘이 들어간 '방사능 고등어'를 제가 먹게 되면, 그 세슘이 몸에서 다 빠져 나갈 때까지는 제가 계속해서 방사선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게 내부피폭입니다. 근데 '방사능 고등어'를 먹지 않고, 잠깐 손에 들고만 있었다면, 방사선을 훨씬 덜 받겠지요. 이건 외부피폭입니다. 이 두 가지를 따져 보면, '내부피폭'으로 인한 방사선량이 실제로 몇 만 배 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 세슘 섭취하면 피폭 시간↑ 방사선량도 당연히↑
체내 섭취한 세슘의 양이 많으면 그것이 몸에서 다 빠져나갈 때까지 시간도 길어지니까, 당연히 몸이 받는 방사선량도 많아집니다. 또 그 식품을 먹지 않고 손에 쥐었을 때의 시간을 짧게 관리할수록, 외부 피폭 방사선량은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몇만 배'라고 하는 것은 사실이 될 수도 있지만, 사실 별다른 의미가 없는 표현입니다. 체내 섭취는 비교 대상인 외부 피폭의 시간에 따라, 외부 피폭의 2배가 될 수도 있고, 20배가 될 수도 있고, 200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2천, 2만, 또 그 이상도 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방사성 물질을 먹는 경우 피폭 시간이 늘어나므로, 그런 맥락에서는 체내 피폭, 내부피폭으로 인한 방사선량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게 일반인의 관점입니다.
그런데 사실, 전문가들의 논리는 좀 다릅니다. 방사선을 내는 물질이 몸 안에 있느냐, 몸 밖에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세슘의 경우에 하는 말입니다. 방사능 고등어를 '먹는' 행위와, 방사능 고등어를 가슴에 '붙이고 다니는' 행위는 사람이 받는 방사선량의 측면에서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방사능 고등어를 먹으면 몸에 들어온 세슘은 대략 3년 정도면 거의 다 빠져나가는데, 그 방사능 고등어를 '3년간' 가슴에 붙이고 다녔다면, 두 행위로 인해 사람이 받는 방사선량은 차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맥락에서, 내부피폭이 반드시 더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저희가 취재한 전문가 설명을 소개해 드립니다.
* 김기현 / 세종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내부피폭과 외부피폭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내부피폭과 외부피폭 중 누가 더 위험한가를 비교한다는 것은 마치 '후두염'과 '칼에 베이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생명에 위협적이고 위험한 일인가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각 증상이 얼마나 심각하게 발생했냐에 걸린 문제이지, 누가 더 위험하다 덜 위험하다 비교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미세먼지 많은 환절기에 후두염 걸려서, 치료 제대로 안 하고 병을 키우다 보면 자칫 후두암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후두염 걸리자마자 "이거 위험한 거야? 나 죽으면 어떡하지?" 걱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칼에 베이는 것도, 자칫 잘못 베여서 동맥을 건드리게 되면 과다출혈로 죽음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문제이고, 심하게 베이면 충분히 위험할 수도 있지만, 칼에 손가락이 베여서 상처가 났다고 해서 "나 파상풍 걸려서 죽으면 어떡하지? 과다출혈로 죽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사람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내부피폭이든, 외부피폭이든, 후두염이든, 자상이든, 그 대상과 상황의 경중을 따져서 판단할 문제이지, 덮어놓고 누가 더 위험하다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혹자는, "그럼 세슘-137 1g을 외부피폭으로 노출되는 거랑, 내부피폭 당하는 거랑 뭐가 더 위험하냐?"라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농축된 세슘-137 1g을 마주치게 될 일 자체도 참 희귀한 일이겠지만, 세슘 1g을 작정하고 입으로 털어 넣지 않는 한, 체내로 세슘-137 1g이 유입될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중금속, "납"을 예로 들어보아도, 우리가 살다 보면 납으로 만든 벽돌을 보게 될 일은 가끔 있어도, 납 벽돌을 입으로 씹어 먹을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납 벽돌 하나를 통째로 씹어 먹으면, 사람은 죽을 겁니다."
* 김명현 /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내부 피폭은 인지하기 힘들고 인체의 어느 장기든 머물러 있는 시간이 오래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다만 인체 안에 방사선이 들어오면 무조건 위험하다, 이런 생각은 잘 모르고 하는 얘기이겠죠.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지, 내부 피폭이 외부 피폭보다 위험하다, 그런 건 아닙니다."
* 김은희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내부피폭이 외부피폭보다 더 위해성이 크냐?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내부의 방사성 물질이든, 외부의 방사성 물질이든, 만약 동일한 준위로 피폭이 확인이 됐다면 차이가 없습니다."
* 윤진하 /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흡수된 방사선량이 같다면 내부피폭이나 외부피폭이나 같습니다."
* 이레나 / 방사선보건원 원장
"같은 방사선량이면 내부피폭이든 외부피폭이든 인체 영향은 같습니다. 즉, 내부피폭이 더 위험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 이재기 / 대한방사선방어학회 부설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내부피폭이냐 외부피폭이냐 구분은 방사선 관리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그 영향과는 무관합니다. 세포는 자신에게 방사선 에너지가 전달됐다는 것만 알 뿐이고, 그 방사선이 어디서 출발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세포가 같은 방사선량에 대해 생물학적 영향을 다르게 표출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체내 오염이 발생하면, 그로 인한 내부피폭이 지속적인 것은 맞습니다."
* 이종일 /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안전관리부장
"내부피폭이 꼭 외부피폭보다 더 위험하다고 딱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내부피폭으로도 선량이 조금 있으면 외부피폭이 더 위험할 수 있는 것이고, 반대로 많은 방사성 물질을 흡입하거나 섭취해서 그게 더 많으면 내부피폭이 더 위험한 거니까, 본질은 피폭 방사선량으로 따지는 것이지, 어느 것이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 장한기 / 한국방사선진흥협회 방사선기술연구센터장
"똑같습니다. 내부피폭과 외부피폭 사이에 결국은 방사선에 대한 위험도만 나타나게 되거든요. 방사선에 대한 위험도는 내부피폭이든 외부피폭이든 같습니다."
* 진영우 /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센터장
"내부 외부의 문제가 아니고, 피폭선량에 비례해서 위험의 크기가 달라지는 겁니다. 똑같은 피폭이 됐는데 (내부가) 더 위험하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방사선 피폭에 따른 인체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선량값 정보가 중요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도 있었습니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통상적으로는 피폭을 나눠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내부 피폭이 외부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렇게 생각을 안 합니다. 또 내부 피폭이 더 위험하다는 논문은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사
"내부피폭이 외부피폭보다 유해하다는 논문이나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피폭은 무조건 선량입니다. 선량이 내부나 외부나 같으면, 위험도는 다 똑같다고 간주를 합니다. 방사선 선량은 세포 단위로 평가를 하는데, 그 세포가 피폭되면서 내부에서 오는 방사선인지, 외부에서 오는 방사선인지 상관없이 세포는 결국 피폭이 되는 거니까, 내부냐 외부냐는 상관이 없습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저희 취재진에게 내부피폭과 관련해, 1966년에 나온 글 한 편을 보내주셨습니다. 내부피폭의 위험성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번역한 내용입니다.
"방사선 외부피폭의 경우는 비교적 측정하기 쉽고 특정 기관이나 조직이 얼마나 피폭되었는지 추정하기도 쉽다. 외부에서 방사선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기만 하면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적인 경우엔, 위험할 정도의 외부 방사선 에너지원이 있다는 걸 알아내거나 감시하는 건 비교적 쉽다."
"내부피폭의 경우엔 예방이 굉장히 중요하다. 몸에 흡수된 방사선 동위원소를 제거하는 것이 어려우니 피폭 기간이 한 인간의 생애주기로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알파선과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선 동위원소가 위험하다. 이 에너지들은 뼈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알파선을 방출하는 물질에는 라듐과 플루토늄이 포함된다."
- RADIATION HAZARDS(1966)
역시 내부피폭은 피폭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서 위험하다는 취지입니다. 어떤 방사성 물질이 몸 밖에 있는 것과 비교해 몸 안에 있다고 해서 더 위험하다는 글은 아닙니다. 서 교수는 이 글 이외에 내부피폭의 위험성을 연구한 논문은 찾지 못했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습니다.
● 내부피폭이 더 위험하다는 또 다른 논리
내부피폭이 더 위험하다는 논리, 사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제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 이걸 지적한 분도 계십니다. 세슘에서는 '감마선'이라고, 방사선의 한 종류입니다, 이게 주로 나옵니다. 감마선은 투과력이 강합니다. 몸도 그냥 뚫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방사능 고등어'를 먹든, 고등어를 가슴에 붙이든, 사람이 받는 방사선량에 별 차이 없다는 설명이 나오는 겁니다. 고등어 속 세슘에서 출발한 감마선은 몸 밖에서도, 몸 안에서도 똑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방사선의 다른 종류인 '알파선'과 '베타선'은 다릅니다. 투과력이 약합니다.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윤진하 교수에 따르면, 알파선은 공기 투과를 10cm밖에 못한다고 합니다. 종이 한 장도 못 뚫는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한국방사선진흥협회 장한기 센터장도 "내부피폭이 더 위험하다고 하는 핵종은 따로 있다"면서, "알파선과 베타선은 어떤 장기에 붙었을 때 감마선보다 영향이 더 크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이 설명이 내부피폭이 위험하다는 일반화는 아닙니다. 알파선과 베타선은 몸 밖에 있을 때는 우리 피부도 뚫지 못해서 아무 영향이 없지만, 우리 몸 안에 들어오게 되면 영향력이 더 크다는 취지입니다.
● 베타선은 내부피폭 영향이 더 크다면…세슘은?
자, 그럼 세슘은 어떤지 궁금해집니다. 세슘에서는 '알파선'이 나오지 않습니다. 알파선만 나오는 핵종은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입니다. 세슘에서는 주로 감마선이 나오고, 베타선도 나옵니다. 베타선은 감마선보다 덜 나옵니다. 베타선이 덜 나오더라도, 몸 안에 들어오면 어쨌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니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앞서 설명 드린 '방사능 고등어'를 먹으면 방사선량을 얼마나 받는가, 그 계산법에 감마선과 베타선을 모두 반영해놓았습니다. 즉, 세슘 100Bq/kg의 고등어를 하루 200g씩, 1년 365일 섭취했을 때 받는 방사선량은 0.1mSv, 여기에 감마선과 베타선의 에너지, 둘 다 반영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계산이 더 복잡해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우리 몸은 방사선을 받을 때, 그 방사선이 내부에서 온 건지, 외부에서 온 건지, 구분하지 않습니다. 내부든, 외부든, 내 몸의 세포는 자신이 받은 전체 방사선의 양이 얼마인지에만 영향을 받습니다. 후쿠시마현의 어느 숲, 그 숲의 나무에 묻어 있는 세슘과 후쿠시마현의 식재료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 세슘은, 그것이 내놓는 방사선의 양이 같다면 우리 몸에 같은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설명드린 대로, 나무는 스치면 그만이지만, 식재료는 먹을 경우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줍니다. 그렇게 받은 방사선이 누적돼 총량이 많아지고 어느 선을 넘어가면, 우리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과거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들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일생을 통틀어 100mSv 이상의 방사선량을 받았을 경우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100mSv 이하의 경우는 아직 모릅니다. 전문가들이 연구를 덜 해서가 아닙니다.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진영우 센터장은 "100mSv 이하에서는 연구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낮은 선량의 방사선을 받았을 경우 암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지만, 일관성이 없어서 정설로 보기 힘들다는 취지입니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김명현 교수도 같은 맥락에서 "지구상에 있는 어느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고 했습니다. "100mSv 이하에서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정할 수 없다는 상황 자체가 팩트다", 이건 서울대 김은희 교수의 표현입니다. 연세대 윤진하 교수도 "현재 시점에서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 설명도 비슷합니다. 일부 기자들이 후쿠시마현에 가서 측정기 수치를 보여주고 기준치를 몇 배 넘었다, 위험하다는 식으로 보도했지만, 그 수치 넘는 곳에 잠깐 있는다고 위험한 것도 아니고, 사실은 모르는 것이 팩트입니다. 후쿠시마현에서 진짜 위험한 곳은 따로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루트 코앞입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 '방사능 고등어', 방사선량 계산법 활용하기
100mSv 이하의 환경, 그것이 평범한 일반인들이 마주한 환경입니다. 일본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서울 노원구 아스팔트에서 방사선 나온다고 해서 걷어낸 적이 있습니다. 라돈침대도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후쿠시마현 자료에 따르면, 세슘이 검출되는 쌀이 전체 물량의 99.9%입니다. 수많은 농수산물에서도 세슘이 나옵니다. 이런 식재료를 먹었을 때 어느 정도의 방사선량을 받게 되는지는 앞서 '고등어 계산'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방사능 고등어든, 방사능 쌀이든, 방사능 감자든, 계산법은 같습니다. 계산법은 식재료를 가리지 않습니다.
세슘 100Bq/kg의 고등어, 하루 200g, 1년 내내 섭취 → 1년에 0.1mSv
세슘이 200Bq/kg라면 1년에 0.2mSv가 됩니다. 흉부 엑스레이 2번 찍는 정도의 방사선량입니다. 또 100Bq/kg짜리 식재료를 하루 400g씩 먹었다면, 위에 계산한 양의 2배니까 역시 1년에 0.2mSv가 됩니다. 고등어 계산법을 통해 누구나, 내가 먹은 음식이 나에게 어느 정도의 방사선량을 주는지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이번 취재를 통해 세슘이 들어간 음식이 몸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나름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 내가 받는 방사선량, 계산하면서 살 수는 없으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품을 먹는 것, 그로 인한 내부피폭이 외부피폭보다 더 문제냐? 그렇습니다. 우리 몸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그렇습니다. 세슘을 먹으면, 방사선량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냐? 그건 모릅니다. 섭취한 음식으로 인한 방사선량을 따져봐야 합니다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대부분 100mSv 이하일 것입니다.
물론 바빠 죽겠는데, 이런 거 일일이 계산하면서 못 삽니다. 측정기를 몸에 부착하고 사는 사람도 없습니다. 저야 단지 궁금했으니까, 측정기 들고 후쿠시마현을 다녔을 뿐, 일반인들이 도쿄나 후쿠시마현 갈 때 그럴 일도 없습니다. 100mSv 이하 저선량 환경이 사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모른다"는 것이 팩트라고 해도, 사람들은 일상에서 계산하면서 살지 않으니까, 일단 방사선은 피하고 봅니다.
방사선을 피하고 보는 건 마치 생존 본능 같습니다. 살면서 밑질 것 없는 방법이지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고, 심지어 냄새도 없으니 더 그렇습니다. 물론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방사선 방호 전문가들도 비슷한 맥락에 따라 정책을 세우고 시행합니다. 100mSv 이하에서도 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렇게 '가정'을 하고 방사선 방호 정책을 만듭니다. 일반인들의 방사선 공포와 사뭇 유사하게, 역시 그것이 밑질 것 없는, 안전하고 보수적인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자료 조사: 이다희,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