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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침입 성폭행에 집행유예…잇단 솜방망이 처벌, 왜?

<앵커>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따라 들어가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죠. SBS 이슈취재팀이 이런 사건들의 판결문을 모아서 살펴봤더니,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왜 그런 것인지, 정혜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 4시, 만취한 남성이 고시원에 침입해 방문을 열었습니다.

세 차례 반복된 주거침입, 마지막 방에서는 성폭행까지 저질렀습니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했고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나 이 남성에게 내려진 판결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생활고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합의를 해줬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SBS 이슈취재팀이 최근 1년 반 동안 내려진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주거침입을 동반해 실제 성폭행에 이른 14건 가운데 5건에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대부분 성범죄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는 점, 그리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범죄 이력과 피해자 의사는 다른 범죄에도 적용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감형 사유기는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거침입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들이 불가피하게 합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범죄 피해 장소가 피해자의 생활 터전이기 때문에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신진희/성범죄피해전담 국선변호사 : 합의를 해주지 않으면 가해자가 출소한 이후에 앙심을 품고 찾아와서 보복을 하면 어떡하나. 합의에 이르게 되는 대부분의 주된 이유가 보복 때문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성범죄자들은 징역, 집행유예 같은 실형 외에도 취업제한, 신상공개 같은 보완 형을 함께 내릴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보호관찰 명령은 특히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졌을 때 사법당국이 피고인을 지속적으로 접촉해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집행유예가 내려진 판결 중 보호관찰 명령은 단 1건에 불과했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비면식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그야말로 사냥하듯이 주거침입을 해서 성폭행을 하는 (경우는) 사실 다시 재발할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우범자 대상 안에 편입을 시킨다든가 이런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범죄 처벌이 더 무거워져야 한다는 여론과 법원 판결의 온도 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주거침입 성범죄 사건은 매년 3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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