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전격 경질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적절한 때에 발언권을 가질 것"이라며 자신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미국의 안보라고 말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경질 사실을 트윗으로 밝힌 이후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분명히 해두자"라며 "내가 사임한 것이다. 지난밤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고 WP가 보도했습니다.
이는 "나는 지난밤 존 볼턴에게 그가 일하는 것이 백악관에서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반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인한 '해임'이 아니라 자신의 주체적 결정에 따른 '사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볼턴 보좌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나는 지난밤 사임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이야기해보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부연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 WP는 사퇴 과정과 관련해 두 사람이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또한 WP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나는 적절한 때에 발언권을 가질 것"이라며 "그러나 사임에 대해서 여러분께 사실을 말한 것이다. 나의 유일한 염려는 미국의 국가 안보"라고 밝혔습니다.
사퇴 과정을 둘러싼 '뒷얘기'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등에 대해 적절한 때에 입을 열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해 우려한다는 발언을 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 등 외교안보 관련 노선에 동의하지 않으며 우려를 갖고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실제 볼턴 보좌관은 최근에 "행정부의 정책 일부, 특히 아프가니스탄 및 러시아 정책에 대해 방어하기 위해 TV에 출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왔다고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들을 인용해 WP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행정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나는 그의 많은 제안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달리했다"며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충돌'을 그 배경으로 들며 볼턴 보좌관에 대한 경질을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