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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고 재벌 리카싱 "정부·시위대 모두 양보하고 화해해야"

홍콩 최고 재벌 리카싱 "정부·시위대 모두 양보하고 화해해야"
홍콩 최대 갑부인 리카싱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이 시위대와 정부의 양보와 화해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6월 초부터 송환법 반대 시위가 벌어진 뒤 리카싱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홍콩 시위에 대해 발언한 것은 처음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명보 등에 따르면 리카싱은 지난 8일 사찰 법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최근 시위 사태를 "홍콩 역사에서 2차 세계대전을 제외한 최대의 위기"로 표현하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리카싱은 "젊은이들은 대국적 관점에서 생각하기를 바라며, 정부도 미래의 주인공에 대해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치 문제에서 쌍방이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한다면 많은 큰일이 작은 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일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나머지 4개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할 것을 촉구하면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송환법 공식 철회 외에 다른 요구사항은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과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입니다.

정부와 시위대 모두의 양보를 촉구하는 리카싱의 이러한 행보는 홍콩의 다른 재벌과는 다른 이례적 행보입니다.

대부분의 홍콩 재벌들은 시위대의 폭력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면서 홍콩의 질서 회복을 촉구하는 신문 광고를 게재하거나 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앞서 리카싱이 지난달 신문에 게재한 광고가 중국 중앙정부를 비판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리카싱은 지난달 명보 등에 폭력이라는 글자에 붉은색 사선으로 금지 표시를 한 전면 광고를 게재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최근 과격한 양상으로 흐른 시위대의 폭력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숨은 뜻이 있다고 홍콩 언론은 지적했습니다.

광고의 맨 위부터 시작해서 좌우로 오가며 각 문구의 끝 글자를 모으면 '인과유국 용항치기'라는 문구가 됩니다.

이는 '홍콩 사태의 원인과 결과는 중국에 있으니, 홍콩의 자치를 용인하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홍콩 언론의 해석입니다.

리카싱의 광고는 중국 웨이보 등에서 검색이 차단됐습니다.

중국 광둥성 태생으로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에 온 리카싱은 1950년 청쿵공업을 세운 후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에너지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해 아시아 최대 재벌 그룹 중 하나를 건설했습니다.

리카싱은 지난 2011년부터는 중국 내 자산을 줄이고, 호주와 캐나다, 영국 등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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