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 ② '음주운전 적발' 전국 1위 경찰서는?

대한민국 '음주 살인' 보고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19.09.13 09:02 수정 2019.09.15 09: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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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② 음주운전 적발 전국 1위 경찰서는?
고 윤창호 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그 결과,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한 '제1 윤창호 법', 음주운전 기준을 더 낮게 조정한 '제2 윤창호 법'이 마련돼 잇따라 시행됐다. 법 정비를 마쳤으니 이제 음주운전은 근절 국면으로 접어들 것인가.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음주운전 사고 전반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2년간 음주운전 사고 자체에 대한 자료와, 최근 5년 간 전국 경찰서별 음주운전 단속 자료를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을 살펴봤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 중 상당수는 사실상 '음주 살인'과 다름없다고 보고 다각도로 조명했다. 이번 기사가 앞으로 음주운전 때문에 벌어지는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취재하고 기사를 썼다.

① '묻지 마 음주 살인' 피해자 3,899명
② '음주운전 적발' 전국 1위 경찰서는?
③ '음주운전 사고' 전국 1위 동네는?
④ "별 문제 없어서 음주운전 한다"는 그들

● 5년 간 음주운전, 108만 건 적발됐다

지난 8월 23일 경찰청은 "난폭, 보복, 음주 운전은 중대한 범죄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9월 9일부터 100일간 이들 고위험 운전에 대해 집중 단속하겠다는 내용이다. 잠정치이긴 하나 올 들어서도 7월까지 전국 경찰서에서 적발한 음주운전만 70,522건에 이르는 만큼 지속적인 단속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의 단속 기준은 전국 어디나 동일하지만, 음주운전 적발은 그렇지 않다. 전국 255개 경찰서의 음주운전 단속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마부작침>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전국 경찰서별 음주운전 적발 건수를 한국 언론매체 중 처음으로 입수해 상세히 분석했다.
[마부작침]음주운전먼저 2014~2018년 전국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를 모두 더하면 108만 9,317건이다. 연평균 20만 건 넘게 적발한 셈인데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 2014년엔 25만 1,675건에 이르렀으나 2018년엔 16만 3,012건으로 4년 만에 9만 건이나 감소했다. 그만큼 음주운전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음주운전 사고는 2014년 2만 4,043건에서 2015년 2만 4,399건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18년엔 1만 9,381건을 기록했다. 5년 간 사고를 모두 합하면 10만 7,109건이다. 사망사고 또한 비슷한 추세를 보여 2014년 557건에서 2018년 323건으로 줄었다. 사망사고의 5년 합계는 2,308건, 사망자는 2,441명이다.

● '음주운전 적발' 1위 경찰서는 어디?

전국 255개 경찰서별로 5년 간 음주운전 적발 건수를 따져봤다. 전체 108만 건을 경찰서 수로 나눠보면 1개 경찰서 당 평균 4,272건 적발이다.
[마부작침]음주운전
음주운전을 지난 5년 간 가장 많이 적발했던 경찰서는 경기 평택경찰서였다. 17,597건. 한 달 평균 293건, 하루 평균으로는 9.6건씩 음주운전을 적발한 셈이다. 전국 경찰서 평균의 4배가 넘는 수치다. 2014년 10월은 평택경찰서가 지난 5년 중 최대 실적을 올린 달이다. 이달에만 평택서는 음주운전 573건을 적발했다. 반면 2018년 2월은 117건으로 5년 중 가장 적발 실적이 저조한 달이었다. 적발 건수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통상 25만 인구 이상을 관할하는 '1급지 경찰서'다.

의외인 건 서울 경찰서다. 10위 내에도, 20위 내에도 단 1곳의 서울 경찰서가 없다. '음주문화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을 주로 관할하는 강남경찰서가 8,995건으로 23위, 서울 경찰서 중에선 가장 순위가 높았다.

● 음주사고 예방에 적극적이었던 경찰서는?

2014년~2018년 전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108만 건, 같은 기간 음주운전 사고는 10만 7,102건으로 사고 대비 적발 건수가 10배 정도 된다. 만약 음주운전이 상당수 사고로 이어진다고 가정해본다면 100만 건의 음주운전 사고를 경찰 단속을 통해 방지한 셈이 된다.
[마부작침]음주운전이런 관점으로 봤을 때 전국 경찰서 중 음주운전 사고를 가장 적극 예방한 곳은 부산 동부경찰서다. 지난 5년 간 부산 동부경찰서는 음주운전 3,962건을 적발했다. 같은 기간 동부서 관할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115건, 적발 건수가 사고의 34.5배에 이른다. 음주운전이 100% 사고로 이어진다고 한다면 4,077건의 사고를 115건으로 줄인 셈이다.

부산 동부서 다음으로 사고 대비 적발 건수가 많은 곳은 전북 진안경찰서였고 부산 영도, 중부, 서부경찰서가 뒤를 이었다. 1~10위 경찰서 중 2위와 6위인 전북 진안, 장성경찰서 외에는 모두 부산과 경남 경찰서였고 1급지 경찰서였다.(전북 2곳은 3급지)

반면 음주운전 사고 예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곳은 전북 부안경찰서다. 지난 5년 간 부안경찰서는 음주운전 778건을 적발했고 같은 기간 관내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197건이었다. 적발 건수는 사고의 3.9배에 불과했다. 다음은 충남 청양경찰서, 경북 청도서, 충남 서천서, 전남 나주서 순이었다. 나주서만 2급지였고 나머지 4곳은 모두 3급지 경찰서였다. 1급지 경찰서에 비해 관할 인구도 적고 그만큼 경찰 인력도 적은 곳들이다.

● 서울 경찰서들, 음주운전 단속에 소홀한가 아닌가

이번에도 의외인 건 서울 경찰서들이다. 같은 1급지 경찰서이자, 제2의 도시인 부산 지역 경찰서들이 사고 대비 적발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것에 비하면 실적이 꽤 저조한 편이다. 서울 31개 경찰서는 모두 1급지인데 이 중 사고 대비 적발 건수가 가장 많은 건 남대문경찰서, 13.3배다. 전체 1위인 부산 동부서 34.5배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남대문서 관할구역의 음주운전 사고는 최근 5년 간 92건이었고 음주운전 적발은 1,224건이었다. 이 92건은 3급지 경찰서인 충북 영동, 강원 정선경찰서와 같은 사고 건수로 남대문서가 서울 중구 일부만 관할구역으로 두고 있기에 사고 건수나 적발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 경찰서 중 사고 대비 적발 건수가 가장 적었던 건 동대문경찰서. 5년 간 음주운전 사고는 562건으로 적지 않은 편인데 적발은 3,118건으로 사고 대비 적발이 5.5배에 그쳤다. 인구 34만 명인 동대문구 전체를 관할하는 데도 그러했다. 동작경찰서는 5.7배, 서초서 5.8배, 구로서 5.8배, 강남서 5.9배로 전국 경찰서 중 24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음주사고 예방에 소극적이었던 경찰서들이다.

서울 경찰서들이 음주운전 단속에 소홀했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경찰이 음주운전을 더 적극 단속할수록 사고를 예방할 가능성은 커진다는 점이다.

● 음주운전 사고, 가장 많은 지역은?

<마부작침>은 음주운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지역을 시군구 단위로 분류했다. 각 시군구마다 인구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인구 10만 명당 사고 건수를 기준으로 했다.
[마부작침]음주운전2007~2018년 12년 간 연평균 1위를 기록한 지역은 전남 영암군이다. 10만 명당 107.6건으로 나타났다. 영암군 인구는 2019년 8월 현재 5만 4,535명이라 10만 명에 못 미치나 대구 중구와 함께 '유이'하게 10만 명 당 사고 건수가 100건 이상인 지역이다. 다음은 경북 칠곡군, 경북 구미시, 부산 강서구 순이었다. 전국 평균이 10만 명당 42.4건인데 이들 지역은 모두 평균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10위 안에 든 시군구 중에 2017년에 비해 2018년 사고 건수가 늘어난 건 전남 영암군과 부산 강서구, 그리고 전체 7위였던 강원도 양양군이다.
[마부작침]음주운전음주 사고 중에서 사망사고를 따로 뽑아봤다. 역시 인구 10만 명 기준으로 음주 사망사고가 가장 많았던 곳은 8.4건인 강원도 양양군이었다. 다음은 충남 태안군, 충남 청양군, 전남 장흥군, 경북 군위군 순이었다. 전국 평균인 10만 명당 1.1건에 비해 6배에서 8배나 됐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길 전체를 막고 모든 차량 검사를 하는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단속은 전 세계적으로도 강한 단속 방법이지만 음주 사고는 생각보다 많이 줄지 않고 있다"면서 "한두 잔이라도 마시고 운전하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인지하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김학휘 기자 (hwi@sbs.co.kr)
안혜민 기자·분석가 (hyeminan@sbs.co.kr)
장유선 브랜드디자이너
이유림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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