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대전 은행 강도 용의자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vs 형사 "범인 아니면 모르는 내용 진술"

SBS 뉴스

작성 2019.09.08 01: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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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의 자백은 고문 때문이었을까?

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라진 권총과 용의자 X- 대전 은행 강도 사건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지난 2001년 10월 15일, 자정을 넘긴 시각 순찰 중이던 경찰이 뺑소니를 당했다. 그리고 범인은 쓰러진 경찰에게서 공포탄 1발과 실탄 4발이 든 38 구경 권총을 빼앗아 달아났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인근 톨게이트에서 발견된 뺑소니 차량은 도난 신고가 된 차량이었다.

당시 차량을 도난당한 차주는 "몇 번을 돌이켜봐도 이해가 안 된다. 황당하고 놀랐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는 "퇴근하면서 아들이 만화 영화를 빌려달라고 해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리려고 차를 잠깐 세워뒀다. 테이프를 고르다가 밖을 쳐다봤는데 차가 사라졌다"라고 증언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발견된 차량에서는 금팔찌가 사라졌다. 그리고 핸들과 글로브 박스의 지문은 깨끗하게 닦아둔 상태였다. 그리고 범인은 차량을 버리기 몇 시간 전 순찰 중이던 경찰을 치고 달아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고 여기던 그때 경찰은 다른 곳에서 범인의 흔적을 발견했다.

사건 발생 두 달 뒤 2001년 12월 21일, 대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가 습격당하는 은행 강도 사건이 벌어진 것.

범인은 은행 직원들로부터 3억 원이 든 돈 가방을 빼앗고 당시 현금출납을 담당하던 김 과장을 향해 두 발의 총탄을 쏜 뒤 검은 그랜저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그리고 총상을 입은 김 과장은 사건 발생 30분 만에 사망하고 만다.

그리고 현장에서 발견된 탄환을 확인하자, 이는 두 달 전 뺑소니 사건에서 탈취당한 차량과 동일한 권총이었다.

또한 범인이 도주할 때 이용한 검은색 그랜저 차량은 은행으로부터 200여 미터 떨어진 건물 주차장에서 발견되었다. 범인들은 미리 새워둔 하얀색 승용차로 바꿔 타고 범행에 사용한 차량은 유기했다. 그리고 이 차량 역시 도난당한 차량이었다. 차 안에는 담배와 휘발유를 이용해 불을 지르려던 흔적이 남아 있었고 범인의 지문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은 그렇게 해결되지 않은 채 18년이 흘렀다.

당시 경찰 "지금도 은행 강도 사건이 있었던 그 동네에 잘 안 간다. 너무 한심스럽다. 이 사건은 잘못됐다. 그 사람들을 풀어주면 안 된다. 난 지금도 만 프로 확신하고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당시 현금 수송 차량 운전기사였던 박종훈 씨는 큰 결심 끝에 제작진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과장님들 가족들은 아직도 슬퍼하고 있을 텐데 언젠가 한번 다뤄줬으면 했다. 그런데 방송에서 제보를 기다린다는 걸 보고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들어 꼼짝 마 하고 총을 쏘고 바로 다음 액션을 취했다. 장갑도 검은색이고 복면도 검은색이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라며."범인이 도망가고 과장님한테 달려갔는데 벽에 기대서 스르륵 주저앉았다. 그때 과장님을 어떻게 해서 어떻게 도와드려야지 하는 말을 못 했다. 어린 나이로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어떻게 살릴 수 없었다. 가족분들한테 미안하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범인들이 차량을 유기한 곳은 사건 현장에서 10여분 거리. 외진 곳에 있던 주차장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그리고 당시 이들을 목격한 목격자가 있었다. 검은 승용차에서 내린 3명의 남자가 흰색 승용차에 올라타고 급하게 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것.

또 다른 목격자는 "우리가 출근을 9시에 하는데 8시 반쯤 왔다. 주차를 하고 내려서 이동을 하는데 하얀 차가 주차된 것이 보였다. 그런데 뒷부분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소나타와 아반떼 중간쯤 크기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리고 몇 시간 후 검은색 그랜저가 계속 시동이 걸려서 세워진 걸 봤다. 진하게 선팅이 되어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당시 선팅 업체 관계자는 직접 선팅을 하겠다며 그랜저 용 선팅지를 구매해간 손님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두 명의 남자가 선팅 필름을 사러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건 당시, 경찰은 사건 발생 2개월 만에 하나의 첩보를 입수했다. 자신의 지인이 대전 은행 강도를 저지른 범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는 경찰에게 계속 특정한 인물은 언급하지 않고 증언을 계속했다. 이에 경찰은 "대전의 송 씨가 계속 아는 걸 말하지 않고 숨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 수사는 계속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모두 허위 제보였던 것.

그리고 얼마 후 용의자가 체포됐다. 이는 바로 대전의 송 씨와 그의 지인 2명이었다. 체포된 송 씨는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하지만 검찰은 물증이 부족하다며 용의자들을 풀어주었던 것.

이에 제작진은 18년 전 용의자였던 송 씨를 만났다. 범행을 자백했던 그는 "나는 은행 강도 안 했다"라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이다"라고 주장했다.

젊은 시절에는 조직에 몸 담았지만 현재는 회사에 다닌다는 송 씨. 그는 "영장 실질 검사를 할 때 판사 앞에서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이다. 풀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무혐의로 풀려났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돈을 좀 많이 쓰고 다녔다. 그것 때문에 용의 선상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당시 가혹 행위에 대해 꽤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또한 진술 내용은 경찰들이 지시한 것이라 어떤 내용으로 진술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억울하냐 묻는 제작진에게 송 씨는 "억울한 것보다 화가 난다. 그때 난 어려서 아무것도 못했다. 지금은 형사들이 때린다면 맞고 있지 않을 거 같다"라고 했다.

또 다른 용의자 김 씨. 그도 "많이 맞았다. 군대에서도 맞았지만 더 심하게 맞았다. 죽겠더라. 그냥 내가 했다고 하는 게 낫겠더라"라며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를 썼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용의자 박 씨. 그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일에 휘말렸다. 당시 군 입대 중이었는데 군대에서 쫓겨났다. 고문은 받지 않았지만 자백을 강요받았다. 권총은 한 번도 안 쏴봤다. 훈련병이었을 때만 총을 쏴보았다"라며 "나는 풀려날 때까지 혐의를 부인했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용의자들의 진술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자백했다, 라는 부분이 나온다. 이는 경찰의 회유와 압박의 수사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지점이다"라고 압박 수사나 가혹 행위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당시 형사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그 사무실이 터져있는 사무실이다. 그런 공간에서 폭행이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또 다른 형사도 "처음에 체포했을 때 따귀를 한 대 때렸다. 그런데 차에서 폭행은 있을 수가 없다"라며 가혹 행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형사는 "고문에 의한 진술이라면 우리가 알 수 없는 내용을 어떻게 진술할 수가 있냐"라며 "그리고 그때 법정이나 검찰한테는 왜 고문당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나. 왜 이제야 그런 말을 하나. 그것이 이상하지 않냐"라고 되물었다.

실제로 당시 용의자들의 진술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특히 당시 그들이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다른 은행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일치했다. 또한 실제 범행이 있던 날은 박 씨가 휴가를 나온 날이었고 그는 다음날 복귀했다.

그리고 김 씨의 이상한 통신 기록도 드러났다. 경찰은 통화를 한 상대와의 통화 기록도 확보했다.

당시 송 씨의 진술에 따르면 밤새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른 아침부터 현금 수송 차량을 기다렸다고. 이는 범행에 실제 가담한 사람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시 사건 이후 상당한 돈을 쓰고 다닌 세 사람이 사용한 돈의 출처나 당시 사용한 총기는 끝내 찾을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이들을 범인으로 특정할 수 있는 증거는 불충분했다.

이에 이수정 교수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수사가 흘러갔다면 반드시 총기를 찾았을 거 같다"라며 "권총과 관련된 송 씨의 진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권총과 관련해 송 씨의 주변 인물들이 다 등장했다. 경찰이 이들에 대해 어떻게 알겠는가. 모두 송 씨의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된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인터넷 신문고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글 하나를 발견했다. '총으로 한 생명을 앗아간 주범의 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글의 내용은 "대전에 살고 있는 청년이다. 난 주범들의 친구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달래주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쓴다"라며 그는 "제 친구인 박상현이 총으로 쏘고 그 외에 4명 정도가 더 있다"라며 실명을 거론했다. 박상현은 송 씨의 친구 박 씨였다. 이에 제작진은 이 글을 쓴 남자 황 씨를 추적했다.

그는 "상현이랑 통화를 했다. 나랑 되게 친했다. 인터뷰 전에도 통화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쓴 게시글에 대해 자신이 쓴 글이 맞다고 했다. 또한 그는 "저는 솔직히 말해서 상현이가 맞는 거 같다. 경제력 이상으로 많은 돈을 썼다. 돈을 항상 비닐에 3,400 정도 넣어서 다녔다"라고 했다.

그리고 황 씨는 이 사건에 대해 형사에게 제보를 하기도 한 인물이었다. 그는 "총은 그게 가스총이었다. 그때 세피아에 있었다. 그 차가 누구 차인지는 모르겠는데 거기에 있는 걸 봤다"라고 했다. 또한 형사에게 보낸 메시지는 자신이 보낸 게 아니라며 "이준석 이런 사람을 찾아보는 게 좋을 거다. 난 다 말했다"라고 횡설수설했다.

그는 박상현이 범인이라고 지목하면서도 권총에 대해서는 끝내 입을 닫았다. 또한 이준석이라는 이름을 거듭 강조했다. 이준석은 송 씨의 진술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실제 이준석은 대전의 보육원 출신으로 수원에서 조직 생활을 한 인물이었다.

또한 박상현과 여자 친구의 면회 당시에도 이준석이라는 이름이 거론됐다. 그는 여자 친구에게 "이준석이 돈을 훔치려고 총을 쏘고 사람을 죽였다"라고 했다. 그리고 송 씨와 세 친구는 모두 이준석에 대해 실명은 모른다고 일관했다.

이에 전문가는 "그 사람을 특정을 안 하고 경찰 조사에 혼선을 줘서 증거물 확보를 못하게 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분석했다.

제작진은 세 친구들에게 이준석에 대해 아는지 재차 물었다. 하지만 이들은 "누군지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라고 같은 답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공범이 많기 때문에 주범과 종범의 관계로 나뉜다. 종범들이 주범의 지휘 아래에서 움직인 계획이 포함되어 있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건달들 사이에서 이 사건은 전설적인 사건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됐을 거고, 그들 중 일부는 제보를 할 가능성도 높다"

사건이 발생했던 은행의 직원들은 아직도 김 과장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의 동료는 "아직까지는 보내드리기 어려운 마음이다. 12년 동안 1년에 한 번씩 산소에 가서 제를 올렸다"

박종훈 씨는 "범인들이 보고 있다면 이 방송 보고 돌아가신 분들 유가족 생각하셔서 제발 자백하셨으면 좋겠다. 평생 짐 가지고 가야 될 텐데. 죗값을 받는다면 유가족들한테 원망은 안 받지 않겠냐. 그게 인간 된 도리 아니겠냐 라고 했다"라고 당부했다.

경찰과 용의자들의 엇갈리는 주장. 전문가들은 "용의자들 중 몇몇은 사건에 휘말린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중 몇몇은 실제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크다. 범인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진술이 다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18년이 지난 현재, 아직도 경찰은 그날의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방송은 이 사건들에 대해 작은 것이라도 알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제작진이나 대전 지방 경찰청 미제팀으로 제보를 부탁한다고 거듭 부탁했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