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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사이 들어선 순간 '강력 돌풍'…'빌딩 풍'에 휘청

<앵커>

태풍 '링링'의 최대 풍속이 초속 50m가 넘는다, 이렇게 보도가 나오는데 사실 이 수치만 놓고 봐서는 얼마나 센 건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도심에서 특히 높은 건물 사이사이의 바람이 어느 정도 위력이었는지 고정현 기자가 직접 현장에 나가봤습니다.

<기자>

제13호 태풍 '링링'이 황해도에 상륙하던 오후 3시쯤 서울 양천구 일대를 나가봤습니다.

고층빌딩 사이로 미처 치우지 못한 부러진 나무가 곳곳에 방치됐고, 실외기가 추락할 듯 아찔하게 옥상에 걸쳐 있습니다.

빌딩 사이로 들어서는 순간,

[고정현 기자 : 건물과 건물 사이 이렇게 순식간에 와 멀쩡했는데,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바람이 순간순간 부네요, 이렇게 건물 붙잡고 계신 분도 있고.]

같이 걷던 10대 남성도 강풍에 밀려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10대 남성 : (어때요 바람이?) 아휴 죽을 것 같네요. 16살인데 이런 거 진짜 처음인데.]

[한정우/서울 양천구 : (SBS 기자인데요. 지금 어떤 행동을 취하고 계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바람 피해 있는 건데요. 바람 피해서.]

20대 남성도 강풍에 한걸음 밀려나고, 불어닥친 돌풍은 순식간에 취재기자도 뒷걸음치게 만듭니다.

[고정현 기자 : 어어 어어어어.]

바람이 얼굴을 때려 고개조차 돌릴 수 없습니다.

[고정현 기자 : 아. 움직일 수가 없어. 움직일 수가 없어.]

뒤늦게 쏟아지는 비에 우산을 들어보지만 무용지물입니다.

기상청이 공식 집계한 오늘 양천구 최대순간 풍속은 초속 19m, 사람이 서 있는 것조차 힘든 초속 40m와는 거리가 멉니다.

[기상청 관계자 : (측정기를) 되도록 자연상태 조건에서 관측을 해요. 그러니까 빌딩숲하고는 조금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어요.]

원인은 빌딩풍. 빌딩이 많은 도심에서 바람이 좁은 빌딩 사이를 지나면서 강한 돌풍으로 바뀌는 겁니다.

이런 빌딩풍 효과로 바람이 최대 3배 이상 강하게 불 수 있는데다 도심에는 낙하물 위험도 커 태풍이 온 날은 외출을 삼가는 게 정답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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