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삼월', 임창정이 기다려지는 계절

SBS 뉴스

작성 2019.09.07 22: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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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발라드곡이 당기는 계절이다. 발라드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명품 멜로디와 가사, 가창력으로 발라드 팬들의 두터운 지지를 얻고 있는 임창정(46)이다. 임창정은 마치 때를 기다렸다는 듯 발라드곡을 내세운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6일 정규 15집 '십삼월'을 발매했다.

지난 4일 앨범 발매에 앞서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임창정을 만났다. 한 분야의 선참이 됐다고 해서 느슨한 면모를 보여주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데뷔 30년 차 임창정은 취재진 한 명, 한 명에게 눈을 맞추고 밝게 인사를 하며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1년간 공들인 앨범인만큼 앨범 소개도 정성스러웠다.

'십삼월', 조금은 독특한 제목이다. 앨범 이름과 같은 이름의 타이틀곡 '십삼월'은 '한결같이 사랑하지만 영원히 이뤄질 것 같지 않은 사랑'에 대한 슬픈 심정을 그린 곡이다. 그래서 실제로 없는 달인 십삼월을 제목으로 정했다는 임창정의 설명이다. 이번 앨범은 일월부터 십이월, 그리고 십삼월까지 달력처럼 월별로 트랙 이름을 붙였고, 다양한 장르 곡으로 알차게 채워 넣었다.

"먼저 '십삼월'이라는 타이틀곡을 정해놓고 보니, 새 앨범을 위해 준비해둔 곡이 딱 12곡 남더라고요. 일월부터 십이월까지 제목을 붙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노래를 들어보면서 곡 분위기와 어울리는 달로 제목을 붙였죠. '십이월'은 캐럴 느낌이 나요. 라디오에서 '5월이니 임창정의 '5월' 들어보시죠'라고 곡을 들려줄 것도 노려봤습니다(웃음). 각 달의 대표곡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이미지'십삼월'은 브리티시 팝 느낌의 세련된 발라드로, 임창정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임창정의 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힘든 고음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도 이전 곡들과의 차이점이다. 다만 임창정의 여러 히트곡을 만들어낸 프로듀서 멧돼지와 의기투합해 만든 곡으로 훌륭한 완성도, '임창정표' 진솔한 가사는 여전하다.

"이번 곡을 통해 '진짜 많이 변했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어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죠. 제 감수성은 그대로이기에 곡의 느낌이 쉽게 안 변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목소리든 곡이든 최소한이라도 달라 보이고 싶어서 편곡으로 변화를 줘봤습니다. 예전 스타일만 고집부리는 것이 아니고 요즘 시대와 어울리는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번 곡에는 치닫는 느낌이 없어요. 남성분들 노래방에서 마음껏 노래 실력 뽐내시라고 만든 노래입니다(웃음). 쉽게 따라 할 수 있어요. 곡 커버하시는 분들, 전문 유튜버분들은 키를 높여서 그분들 키에 맞게 부르셔도 될 것 같아요. 이전 곡들은 곡을 원키로 소화하는 게 어려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힘들었어요(웃음)."

음원 시장이 활발한 시대이기에 정규앨범이 소비되기 쉽지 않은 요즘이다. 이 가운데 임창정은 매년 정규앨범을 고집하고 있다. 사업가로서, 때로는 배우로서,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서 열심히 달리고 있기에 이를 준비하는 일 또한 쉬운 일은 아닐 터다. 최대한 1년에 한 번 정규앨범을, 안 되면 미니앨범이라도 발표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임창정은 "재밌어서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힘들지 않다. 쉬엄쉬엄 준비한다"고 겸손히 말했다. 그 속내에는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있었다. 오는 10월부터 다시 앨범 준비에 돌입, 내년 가을 정규 16집으로 돌아오겠다는 계획이다.

"후배들이 봤을 때, 오래된 선배 중에 정규앨범 꾸준히 발표하는 선배가 있으면 어떨까 했죠. 정규앨범 계속 내주는 모습 보여주는 것, '우리는 옛날에 이렇게 활동했어'하고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웃음)."
이미지1990년 영화배우로 데뷔한 임창정은 가수로, 정극과 코믹을 오가는 연기로 크게 활약하며 90년대 대표 '만능 엔터테이너'로 통했다. 그의 재능은 점차 더 많은 분야에 손을 뻗었고, 요즘은 프랜차이즈 사업, 후배 아이돌 양성, 엔터테인먼트 사업, 광고, 드라마 제작에서까지 두각을 드러내게 됐다. 그의 열정은 특유의 '밝은 웃음'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꿈 많은 임창정은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가득하다.

"영화감독도 해보고 싶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는 안 하지만, 아이들이 꼭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게 돕는 부모가 되고 싶어요. 그냥 몸뚱아리가 커진다고 해서 '잘 키웠다'고 말하는 부모 말고, 현명한 부모가 되고 싶어요."

"제 인생의 좌우명은 '웃자'예요. 우리 직업은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든, 부부 싸움을 하든, 어떤 일이 있든 사람을 만나면 밝게 웃어야 해요. 저는 혼자 있을 때도 웃으려고 노력해요. 그러다 보니 크게 기분 좋은 상황이 아닌데도 주변에서 '너 무슨 기분 좋은 일 있냐?'고 묻더라고요(웃음)."

인터뷰를 마칠 무렵, 카페에 새 앨범 첫 번째 트랙 '일월'이 흘러나왔다. 임창정은 "이 노래에 제가 이번 앨범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겼다. 꼭 들어봐 달라"고 당부했다. 곡에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내년에는 웃게 될 것이라는 응원, 괜찮다는 위로, 시간이 웃게 해 줄 것이라는 격려가 고스란히 담겼다. 임창정의 따뜻한 메시지가 담긴 앨범 '십삼월' 덕에 귀도 마음도 풍족해지는 2019년 가을이다.

'멈춰야 할 생각들/내게 아무 필요 없는 어떤 근심 걱정들/다시 시간 지나면 하게 될 똑같은 후회들/그토록 행복하라 했지만/날 웃게 하는 건 시간이더라' - 임창정 '일월' 中

[사진=YES I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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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강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