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해상크레인도 떠내려가" 광주·전남 태풍 피해 속출

제13호 태풍 링링이 목포 앞바다를 지나면서 광주·전남에도 강풍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7일) 광주시와 전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지고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현재까지 200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대부분 강풍 피해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만 44(광주 20·전남 24)건 접수돼 안전 조치 중입니다.

전남에는 이날 새벽부터 가로수 전도, 창문·간판·지붕 파손, 정전 등 150여 건의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목포 25건, 해남 23건 등 전남 서부권에 피해가 집중됐으며 신안군 도초면과 진도군 조도 등 서해안의 작은 섬을 중심으로 정전도 10여 건 발생했습니다.

섬 지역 현장 조사와 집계가 본격화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목포시 북항에서는 피항해 있던 3천396t급 대형 해상크레인선이 강풍에 닻이 끌리면서 떠밀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사고는 북항 5부두 외곽에 투묘 계류 중인 A호가 강한 바람에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발생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목포해경은 A호와 같이 계류된 소형 바지선 등 3척을 발견하고 직접 승선해 홋줄 보강작업을 했으며 선박에 선원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순간풍속 초속 52.5m의 강풍이 관통했던 신안군 가거도항에서는 옹벽 50여m가 유실됐습니다.

방파제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었던 가거도항은 옹벽 안에 채워진 사석이 연안여객선 접안 부두로 유실돼 당분간 여객선 운항 차질도 우려됩니다.

강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영암·고흥·화순·여수·장성에서 벼 314ha가 쓰러졌고 나주 배 농가 400ha 등 나주·영암·고흥·화순에서 725ha 낙과 피해가 전남도로 접수됐습니다.

광주도 오전 6시 17분쯤 광주 북구 오치동 공사장 가림막이 쓰러지는 등 70여 건의 피해가 났습니다.

몸이 떠밀릴 정도의 강풍이 불면서 대형 교량 통행도 통제됐습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날 오전 3시부터 관리 중인 목포대교, 천사대교, 고흥 거금대교 등 6개 해상 교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태풍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통행 제한은 지속합니다.

목포·여수·완도 여객선 터미널과 주요 공항의 선박·항공기 운항도 결항하거나 일부 지연되고 있습니다.

태풍 링링은 이날 오전 6시 목포 서쪽 약 140㎞ 해상을 시속 44㎞로 지나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고 있습니다.

중심기압은 96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9ｍ(시속 140㎞)입니다.

광주와 전남 전역과 서해남부·남해서부 전 해상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해안과 섬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으니 옥외 광고물, 타워크레인 등 시설물 고정에 유의하고 오전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지리산에는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