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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직접 가필" 미 허리케인 진로 논란 '점입가경'

"트럼프가 직접 가필" 미 허리케인 진로 논란 '점입가경'
허리케인 도리안이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를 초토화한 가운데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허리케인의 진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이 난데없는 진위 논쟁을 6일째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허리케인의 피해 예상 지역에 미국 앨라배마주가 포함된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논란이 확대되며 감정싸움으로 비칠 정도로 치열한 공방전을 치르는 것이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이 마커펜으로 피해 예상 지역을 조작했다는 논쟁에 휩싸인 데 이어 자신의 주장을 항변하기 위해 출입 기자를 백악관 사무실로 호출하는 일까지 생겼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오후 자신이 애청하는 방송인 폭스뉴스의 백악관 출입 기자 존 로버츠를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로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주 도리안 예보에는 위험지역으로 앨라배마가 포함돼 있었다고 강조하며 자신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폭스뉴스 앵커에 대한 불만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트윗을 통해 앨라배마를 피해 예상 지역 중 하나로 꼽으며 주의를 당부한 데서 비롯됐다.

언론들은 앨라배마가 도리안의 영향권이라는 예보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미 국립기상청도 "앨라배마는 도리안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안내 글을 올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났을 때, 이후 연방 재난관리청 브리핑 석상에서도 "앨라배마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처럼 보인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에도 공방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초기 예측에서 앨라배마도 피해 예상 지역에 포함돼 있었다는 주장을 입증할 지도를 내밀었고, 트윗을 통해 언론이 자신을 비하한다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이 지도는 즉시 또 다른 논란을 촉발했다.

누군가 검정 마커펜으로 앨라배마 남부까지 피해 범위를 넓히려고 지도에 선을 그어놓은 것이 드러나 가필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가필에 관해 묻자 "난 모른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워싱턴포스트는 가필한 당사자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었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기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호출을 받은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앨라배마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트윗을 처음 올렸던 시점엔 이미 예상 궤적이 훨씬 동쪽으로 이동해 앨라배마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케인 지도의 가필 논란은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마커펜 제조회사인 '샤피'의 이름을 딴 '샤피게이트'(Sharpiegate)'라는 해시태그가 붙으며 패러디와 조롱의 대상으로 회자했다.

2016년 대선 결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수 앞을 마커펜으로 지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크게 이긴 것으로 나타난 패러디, 멕시코 국경지대에 장벽을 그려 넣어 백악관이 국경장벽을 완성했다고 알린다는 패러디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예정된 폴란드 방문까지 취소했지만 도리안이 북상 중이던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 골프클럽을 찾아 비상시국에 한가하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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