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측정기 측면에는 '교정필증'이 붙어 있습니다. 측정기를 신뢰할 수 있다는 공식 인증입니다.
측정기 모드를 바꿨습니다. 이젠 μ㏜/h가 아니고 'cps'라고 뜹니다. 1 cps면 1초에 1개의 방사선이 이 측정기 센서를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μ㏜/h 측정값과 마찬가지로 cps 값도 멈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행기가 빠르게 이동하는 만큼 측정값도 계속 요동칩니다. 고도가 올라가면 cps 값이 커지고, 고도가 낮아지면 cps 값도 떨어집니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1시간 정도 지나자, 12.8cps가 찍혔습니다. 1초에 12.8개의 방사선이 측정기를 통과했습니다.
하네다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다시 0.12μ㏜/h로 떨어졌습니다.
도쿄만으로 이동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빌리지 플라자' 건설 현장입니다. 선수들 휴식 공간입니다. 목조 건물입니다. 일본 63개 지역에서 나무를 베어내 이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 나무도 포함입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문의했지만, 정확히 어느 곳에 후쿠시마현 목재를 시공하고 있는지, 취재진에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방사성 물질인 세슘 문제는 없을지, 이건 차차 보도해 드릴 계획입니다.
도쿄에서 후쿠시마현에 들어설 때까지는 고속도로로 3시간 이상 걸립니다. 다음날 목재 업체를 취재하기로 예정돼 있어서, 후쿠시마현 바로 아래 이바라키현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후쿠시마현과 멀지 않은 곳입니다. 잘 때는 측정기를 cps 값으로 해놓고 잤습니다. cps 값이 μ㏜/h보다 더 잘 움직여서, 뭔가 변화가 있으면 보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잠들기 전엔 1.14cps가 최고치였는데, 잠에 든 6시간 53분 동안 cps 값의 최고치는 1.42로 올라갔습니다.
취재 이틀째, 후쿠시마현에 있는 목재업체에 갔습니다. 올림픽 선수촌 '빌리지 플라자'에 실제로 목재를 공급한 곳입니다. 후쿠시마현 곳곳에 있는 측정기 설치 환경도 점검했습니다. 취재한 내용은 역시 차차 보도해 드리고, 지금은 3박 4일간 제가 도쿄와 후쿠시마현을 다니면서 받은 방사선량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후쿠시마시로 이동했습니다. 제1원전과 80㎞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후쿠시마시 중심에 있는 숙소를 잡았습니다. 밤에 숙소에서 측정한 자연선량 최고치는 0.91cps였습니다. 측정기가 켜진 3시간 동안 평균적으로 1초에 0.5개의 방사선을 받았습니다. 측정기에 아무것도 안 댔을 때 수치입니다. 측정기를 켜놓고 잤습니다. 일어난 뒤 cps 최고값은 1.08로 나타났습니다.
취재 사흘째 아침, 측정기값을 리셋했습니다. 이때부터 다음날까지 누적 방사선량을 알고 싶어서였습니다. 숫자를 다시 0으로 맞췄습니다. 내년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가 열리는 아즈마 야구장을 취재했습니다. 야구장 내부에서 공간선량을 측정했고, 근처 산으로 이동해 측정했습니다. 아즈마 구장에 바람이 불면 근처 산에 묻어있는 세슘이 날아와 흡입하게 된다는 주장이 있어서,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세슘 제거, 즉 제염의 손길이 미치지 못할 만한 높은 산에 올라가 측정해보기도 했습니다.
취재를 마친 뒤 다시 도쿄로 향했습니다. 취재 차량 안에서 측정된 수치입니다. 제가 아즈마 야구장 내부와 주변 야산, 또 야구장 근처의 높은 산을 취재했는데, 그 7시간여 동안 측정된 최고치는 0.82μ㏜/h였고,
나흘째, 취재를 마치고 다시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후쿠시마현에서 7시간 정도, 도쿄에서 13시간 정도, 총 20시간 동안 누적된 방사선량이 측정기에 나타났습니다. 2.04μ㏜였습니다.
탑승구 앞에서 측정기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최고값 456μ㏜/h가 찍혀 있었습니다.
하네다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 역시 수치가 올라갑니다. 최고값은 3.05μ㏜/h입니다.
김포공항 착륙 뒤, 다시 0.09μ㏜/h로 떨어졌습니다.
중간에 후쿠시마산 식재료와 물건들을 측정하느라 누적 선량 3.93μ㏜는 사흘째, 나흘째만 더한 값입니다. 첫째 날과 둘째 날 후쿠시마현을 다녔으니까, 누적 방사선량이 두 배 정도 된다, 8μ㏜라고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제가 나흘간 도쿄와 후쿠시마현에서 받은 총 방사선량은 12μ㏜ 정도입니다. 흉부 엑스레이 1번 찍을 때 100μ㏜ 정도 받으니까, 엑스레이의 10분의 1 정도 받은 셈입니다. 물론 저처럼 3박 4일이 아니라, 1년 365일 후쿠시마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의 경우엔 계산이 전혀 달라질 것입니다.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와 SNU 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자료조사 : 이다희,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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