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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이어 예멘서도 발빼나…"미, 예멘 반군과 대화"

데이비드 솅커 미 국무부 중근동 담당 차관보는 예멘 내전을 해결하기 위해 후티 반군과 대화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솅커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은 예멘 내전을 종식하는 데 면밀히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가능한 정도까지 후티와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협상안을 찾기 위해 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과 대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후티 반군의 고위 인사는 AFP통신에 "미국이 우리와 대화했다고 밝힌 것은 우리의 승리이자 우리가 옳았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의 내전은 2015년 3월 본격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동맹군을 결성해 내전에 직접 군사 개입했으나 미국은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종종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를 무인기로 공습했다.

미국은 후티 반군의 배후를 이란으로 의심하고, 2015년 4월 지도자인 압둘 말리크 알후티를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에 올렸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군사 개입으로 쉽게 끝날 것 같던 예멘 내전은 반군이 끈질기게 대항하면서 4년 반째 진행 중이다.

솅커 차관보의 말대로라면 미국과 후티 반군의 접촉은 약 4년 만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15년 6월 유엔이 주선하는 평화협상에 참석하라고 설득하려고 후티 반군을 접촉한 적 있다.

솅커 차관보의 발언은 18년간 계속된 아프가니스탄 내전을 끝내기 위해 이달 2일 탈레반과 평화협정 초안에 합의한 데 이어 나온 터라 관심을 끈다.

미국은 올해 초 탈레반과 집중적으로 협상한 끝에 아프간에서 135일 이내에 약 5천명의 병력을 철수하고 5개의 기지를 폐쇄하는 내용이 포함된 평화협정 초안에 합의했다.

대신 탈레반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와 같은 무장단체가 미국이나 그 동맹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데 아프간이 이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아프간에서 발을 빼기 위해 테러조직인 탈레반과 협상해 사실상 '적'의 손에 아프간을 무책임하게 넘겼다는 비판과 함께 해법을 찾지 못한 '초장기 전쟁'을 끝내려면 불가피한 판단이라는 옹호론이 나왔다.

예멘 내전 역시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전력의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채 4년 반째 지지부진하게 계속되면서 미국이 직접 나서 반군과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후티 반군과 접촉한 것은 사우디에 맡겨 둔 예멘 내전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탈레반과 달리 반군 후티는 이란과 매우 밀접한 관계인만큼 미국과 대화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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