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에게 판 DLF '96% 손실'…내부 경고도 무시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9.09.05 21:06 수정 2019.12.05 16: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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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 채권 금리에 맞춰진 신종 금융상품을 샀다가 원금을 거의 다 떼일 처지가 된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확인을 해보니까 은행들이 80살 넘은 치매 노인한테까지 이것을 팔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래 놓고 서류에는 건강에 문제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적어놨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81살 김 모 씨가 지난 5월 우리은행 권유로 쓴 독일 금리 연계 파생상품 신청서입니다.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위험도 1등급 상품이어서 2등급 투자 성향인 김 씨는 가입 자격이 안 돼 은행은 추가 확인서가 필요했습니다.

확인서에는 판매 책임자 명의로 필수 사항인 건강 및 인지 능력을 파악했다고 돼있는데 김 씨는 이미 3년 전부터 치매 환자였습니다.

김 씨가 투자한 1억 1천만 원은 현재 400만 원으로 줄어서 이대로 가면 96% 손실이 나게 됩니다.

[DLF 가입 치매 환자 사위 : 주소라든지 휴대전화 연락처도 10년 전 것으로 돼 있고. 인지 능력이나 이런 걸 확인해서 결재를 해야 하는데 면담도 (제대로) 안 하고 그냥 결재를.]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 DLF에는 김 씨 같은 80세 이상 노인 200여 명이 841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90세 이상 노인도 13명, 투자 금액도 26억 원에 이릅니다.

은행들은 자체 연구소가 내놓은 경고에도 귀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소들이 원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미국과 독일 금리 하락을 예상하는 보고서를 내놓은 뒤에도 관련 상품 판매를 계속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 (은행들이) 내부 자료도 무시하고 상품을 습관적으로 고객들을 기만하면서 팔았던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금융감독원은 설계부터 판매 전 과정을 점검해 분쟁 조정과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정영, 영상편집 : 김종태,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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