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정보까지…인터넷 떠돈 '성형외과 13년 기록'

안희재 기자 an.heejae@sbs.co.kr

작성 2019.09.04 20:53 수정 2019.09.04 21: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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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이상한 파일을 발견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고객 정보가 담긴 파일인데 성형외과를 찾은 사람들의 실명과 휴대전화 번호, 또 상담 내용까지 무려 13년 동안의 정보가 담겨있었습니다. 해당 병원은 이런 민감한 정보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제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며칠 전 인터넷 검색을 하던 강 모 씨는 이상한 파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호기심에 열어본 파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성형외과 회원들의 개인정보 수만 건이 들어 있었습니다.

[강 모 씨 : 뭐 알아보려고 검색하는데 특이한 것이 나와서… 병원 상담 내역과 회원 정보들, 주소, 전화번호와 이름도….]

보시는 것처럼 성형외과 홈페이지에는 이름, 연락처, 상담 내용을 적도록 돼 있습니다.

이렇게 적었던 모든 정보들이 파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겁니다.

[A 씨 : 4~5년 전 가슴 수술… 재수술 비용 좀 알려주세요]

[B 씨 : 외모 탓 애인과 헤어진 경험도… 좋은 시술 부탁드립니다]

[C 씨 : 사각턱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옆광대도 튀어나왔고…]

원하는 시술과 비용 견적은 물론 신체적인 고민까지, 병원이 문을 연 2005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5만 건이 넘습니다.

병원 측은 유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원인을 파악하는 대로 피해 고객들에게 알리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성형외과 관계자 : 저희도 사실 아직 파악이 덜 됐거든요. 2018년 7월 30일까지인가 해당하는 홈페이지 회원정보가 유출됐다고… 외부에서 볼 수 없게 조치를 취하고…]

지난해 9월 서버 관리 업체가 바뀌면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만 할 뿐 정확한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개인정보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최대 5천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병원의 경우 민감한 고객 정보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6월 행정안전부가 개인정보 부실 관리로 8개 업체에 각각 과태료 1천만 원을 물렸는데 이때도 유명 성형외과 한 곳이 포함됐습니다.

[신하나/변호사 : (개인정보보호법은) 사생활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정보에 대해 민감정보로 규정하고, 주의조치 의무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행안부는 SBS 취재가 시작되자 유출 경위와 피해 규모 등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하고, 해당 성형외과의 실명 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소지혜,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