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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불 기부 약정", "아버지가 의사"…美 유명대학의 입학 차별

"100만 불 기부 약정", "아버지가 의사"…美 유명대학의 입학 차별
▲ 미국 입시 브로커 윌리엄 싱어

미국 유명 대학이 학생 선발 과정에서 지원자 가족이 어느 정도의 기부금을 낼 수 있는 형편인지를 심사에 반영한 사실이 다수의 연예인 등이 연루된 초대형 입시비리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올 초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입시비리 스캔들'에 연루된 두 명의 학부모 측 변호인이 보스턴 연방법원에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내부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제출했다고 월스트리저널이 보도했습니다.

변호인은 이를 근거로 대학이 이번 입시 비리 사건의 피해자가 아니라 부유층의 기부금을 기대하고 입학 결정을 내린 주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의뢰인이 이번 입시 비리 스캔들과는 무관하며, 기부를 중시하는 USC의 입시 관행에 맞춰 일반적인 수준의 기부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 변호인 측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이메일에 첨부된 자료 중에는 이 대학 직원들이 '특별 관심 지원자'를 따로 분류해둔 파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 직원과 이사, 기부자, 기타 VIP 등과의 관계에 따라 지원자를 색깔 별로 분류한 파일에는 가족의 과거 기부 내역이나 향후 기부 예상치 등이 표시돼 있습니다.

예컨대 VIP 학생 파일에는 '이미 200만 달러 기부', '100만 달러 기부 약정' 등의 각종 내역이 적혀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심지어 '아버지가 외과의사'라는 설명이 붙은 학생도 있었습니다.

입학처 등에서 자격이 '미심쩍다'는 평을 받았으나, 가족 연줄과 경제적 배경이 특출난 학생들을 놓고 내부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도 나왔습니다.

또 제출 자료 가운데는 이번 입시 비리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입시 브로커 윌리엄 싱어와 USC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이메일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 이메일은 싱어가 지난 2007년 지금은 고인이 된, 당시 이 대학 총장과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한 인사와의 만남을 주선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이 같은 증거 자료는 입시 비리에 연루된 대학들이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는 검찰 측의 주장을 뒤집는 것입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부정 입학을 기획한 싱어와 대학 운동부 코치, 부유층 학부모들에게 있다고 보고, 학부모들이 낸 돈은 기부금이 아닌 자녀 입학에 대한 대가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학부모들이 낸 돈은 대학 측으로 들어갔습니다.

앞서 보스턴 연방검찰은 최근 8년 간 부유층 학부모들이 싱어에게 거액을 주고 대리 시험을 치르거나 대학 운동부 코치를 매수해 자녀들을 운동 특기생으로 대학에 부정 입학시킨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싱어는 자신이 세운 가짜 자선단체를 통해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았으며 이렇게 오간 뒷돈의 규모가 무려 2천500만 달러(28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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