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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전작권 검증연습 때 '유엔 사령관의 한국군 지시 권한' 논의

한미, 전작권 검증연습 때 '유엔 사령관의 한국군 지시 권한' 논의
한미 군 당국은 지난달 실시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연습 때 유사시 유엔군사령관의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시 권한 유무를 놓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3일 "지난달 한미연합지휘소훈련 과정에서 이뤄진 전작권 전환을 위한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연습 때 유엔군사령관의 권한 문제가 대두됐다"며 "한국군으로 전작권이 전환된 후 평시 위기 사태가 발생하면 유엔군사령관이 한국군에 지시를 내릴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즉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전환된 이후 국지 도발 등 위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유엔군사령관이 유엔사 교전수칙을 근거로 확전을 피하고자 한국군에 작전에 관한 지시를 할 수 있느냐를 놓고 의견 교환이 있었다는 것이다.

유엔사의 교전수칙은 확전 가능성과 위기관리 고조 등을 정확히 따져 '비례성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틀이다.

이는 한반도의 안정적인 상황 관리가 유엔사의 기본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군 교전수칙은 도발 수준에 따라 그 3∼4배로 응징할 수 있는 등 '비례성 원칙'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와 관련, 미측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평시 위기 사태가 발생하면 유엔군사령관이 정전협정 관리에 부합하는 지시를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측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유엔군사령관의 정전협정 유지와 관련한 역할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측이 현재 유엔군사령부의 부사령관 등 핵심 참모를 다국적으로 편성하는 등 유엔사 실질적 역할을 강화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반도에서 유엔의 이름으로 사실상 '지휘권'을 행사하려는 움직임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합참은 '유엔군사령관의 지시'는 전작권을 행사하는 한국군에 대한 '월권'일 수 있고, 한국군의 작전 활동과 충돌할 수도 있다는 이유 등을 제시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관(미군 대장)과 미래연합군사령관(한국군 대장)의 역할 구분에 대한 구체적인 원칙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전환되면 미래연합군사령관인 한국군 대장이 전·평시 모두 작전 통제권을 행사하게 된다.

미군 대장인 주한미군사령관은 부사령관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만약 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게 되면 한국군 사령관과의 지휘 관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 이후에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연합지휘소훈련 과정에서 한국군의 전작권 행사 능력을 평가하는 IOC 검증을 했다.

한반도 전시상황 등을 가정해 실시한 이 연합훈련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군 대장(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부사령관을 각각 맡아 진행됐다.

이 훈련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IOC 검증 결과는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에 각각 보고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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