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시위로 곤욕 치른 홍콩 행정장관 "할 수 있다면 그만두고 싶어"

시위로 곤욕 치른 홍콩 행정장관 "할 수 있다면 그만두고 싶어"
격화하는 시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홍콩 행정 수반이 기업가들과 만나 혼란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 자신을 한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주 사업가들과 30분 가량 비공개 회동을 했으며, 이때 이뤄진 대화 내용이 담긴 24분 분량의 녹취를 입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람 장관은 당시 "홍콩 사태가 중국의 국가 안보와 주권 문제로 번진 까닭에 문제 해결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행정 수반으로서 홍콩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 것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람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그만두는 것"이라고 영어로 말했습니다.

람 장관은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시간은 아니라면서도 혼란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좌절감도 표현했습니다.

"최일선의 경찰관들이 받는 압박을 줄이지 못하고, 화가 난 다수의 평화로운 시위대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해결책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자책했습니다.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또 중국 본토에 대한 홍콩인의 두려움과 분노의 감정이 이렇게 큰지 알지 못했으며, 이런 상황에서 송환법을 추진한 것은 결론적으로 매우 어리석었다며 혼란의 시발점이 된 송환법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서도 후회했습니다.

'홍콩판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시위대의 폭력과 위법 행위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천명해온 람 장관은 이 대화에서 때때로 목이 메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 그동안의 대중적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나타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람 장관은 아울러 홍콩의 혼란이 격화하고 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정치적 선택권이 매우 제한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오는 10월 1일 국경절에 앞서 홍콩 사태를 종결짓기 위한 어떤 기한도 설정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은 홍콩 거리에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은 국제적인 체면을 중시한다"며 "홍콩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점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람 장관은 "중국은 홍콩의 혼란 극복을 위해 기꺼이 장기전을 하려 할 것"이라며 "홍콩이 그로 인해 경제적인 고통을 겪을지라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경찰은 폭력을 부추기는 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계속 체포할 것"이라며, 홍콩의 혼란 사태가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