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전전하던 탈북민, 숨진 채 발견…"취약 전수조사"

유수환 기자 ysh@sbs.co.kr

작성 2019.09.02 21:17 수정 2019.09.03 15: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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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서울 관악구에서 탈북 여성과 6살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이번에는 안양의 고시원에서 40대 탈북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부는 안타까운 일이 더 일어나지 않도록 탈북민 취약 세대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수환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의 한 고시원입니다.

그제(31일) 오전 이곳 테라스에서 45살 탈북 남성 김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 씨의 고시원 방에서는 '부모님 만수무강 바랍니다'라고 적힌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김 씨는 지난 2005년 한국으로 들어온 뒤 최근까지 기초 생활 수급자로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금전적 지원에도 김 씨는 남한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숨지기 전 마지막으로 일한 주유소에서는 경유차에 휘발유를 넣는 실수를 해 손해를 전액 배상하고 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수년간 안정적 직업 없이 고시원을 전전한 김 씨는 우울증에 알코올 중독까지 걸려 수시로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고시원 관계자 : 24시간 중에 20시간은 술을 먹고 살았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이에요. 술을 항상 먹었어요.]

한 달 전 관악구에서 탈북 여성과 6살배기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된 뒤 정부는 이런 일을 막겠다며 탈북민 취약세대를 전수조사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에게 제공되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거주지 보호기간도 현행 5년에서 더 늘릴 방침입니다.

하지만 기초생활 수급 지원을 받고 취업 지원을 받았는데도 극단적 선택을 한 김 씨 사례에서 보듯 탈북민들이 실질적으로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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