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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훼손" 국립공원 대피소 축소 추진…찬반 '팽팽'

<앵커>

등산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전국의 국립공원 거점마다 대피소가 설치돼 있죠. 잠도 자고, 물품도 파는 공간인데, 이런 대피소 기능을 대폭 줄이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서 박찬범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국립공원 내 대피소는 지친 등산객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곳입니다.

[장원영/등산객 : 많은 짐을 지고 걸어야 하는 그런 부담이 있기 때문에 대피소마다 물건을 팔면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도 있고….]

지리산, 설악산, 북한산 등 전국 6개 국립공원에 20곳이 운영 중으로, 매년 11만 8천여 명이 이용합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해발 1,426m의 지리산 벽소령 대피소입니다. 주로 등산객들이 잠시 쉬거나 하룻밤을 묵고 가는 일종의 쉼터인 셈인데, '휴양 및 편익시설'로 분류된 이곳이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구급 약품과 간식, 물, 건전지, 랜턴 등 17개 품목을 판매하고, 숙박용 담요도 빌려줍니다.

[곽동익/국립공원공단 대피소 관리인 : 침낭보다는 담요를 한 장이나 두 장씩 빌려서 많이 사용하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대피소가 매점이나 숙박시설로 변질돼 자연을 훼손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대피소 기능 축소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담요 대여를 중단하고 가급적 침낭을 가져오도록 안내하고, 초코바, 생리대, 압박붕대 등 7개 품목의 판매 중단을 검토 중입니다.

일부 대피소를 무인화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등산객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윤준호/물품 판매 찬성 등산객 : 긴급하게 필요한 물건은 대피소가 구입을 했다가 필요에 따라 사서 (등산객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윤경희/물품 판매 반대 등산객 : 후손한테 물려준다고 그러면서도 오염은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시키는데 자기 먹을 것은 가지고 다녔으면….]

환경친화적 대피소 운영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응급 물품 판매는 유지하는 등 등산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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