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죄 피하게 된 최순실, 이재용에게 '불리한 수' 됐다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19.08.30 20:57 수정 2019.08.30 21:41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어제(29일) 대법원이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에 대해 강요죄는 무죄란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다른 죄는 그대로 다 인정하고 강요죄만 다시 살펴보라는 뜻인데, 대법원의 그 판단이 앞으로 이재용 삼성 부회장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김기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어제 최순실 씨의 강요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은 잘못이라며 파기환송했습니다.

최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미르와 K스포츠재단,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출연금을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가 성립될 정도의 협박은 아니라고 판단한 겁니다.

대법원은 오히려 기업이 적극적으로 뇌물을 줬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이라고 판결문에 적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 공무원의 지위에 따른 직무에 관하여 어떠한 이익을 기대하며 그에 대한 대가로서 요구에 응하였다면 그러한 요구를 겁을 먹게 할 해악의 고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협박하지 않았는데 이 부회장이 스스로 협박이라고 느꼈을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거역하기 힘든 뇌물이라는 점을 강조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롯데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 전략이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는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다만 대법원 판결에서 당시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가 있었다는 점도 인정된 만큼,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정상을 참작받아 집행유예를 유지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