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내일 집회·행진 첫 전면 금지…"충돌 커질라" 우려

<앵커>

홍콩 시위가 최근 다시 격렬해지자, 경찰이 집회 자체를 아예 불허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폭력적인 시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인데 오히려 사태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정성엽 특파원입니다.

<기자>

홍콩 경찰은 실탄 경고 사격까지 했던 지난 주말 이후 시위대의 폭력성이 다시 위험 수위에 올랐다고 판단했습니다.

[쩨춘쫑/홍콩경찰청 선임홍보관 : 홍콩 경찰은 모든 법 위반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법 집행을 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내일(31일)로 예고된 대규모 도심 집회와 행진을 모두 허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집회 자체를 불허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내일은 중국 정부가 5년 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약속을 뒤집고 간접선거제를 결정한 날로, 시위 주최 측은 이날로 맞춘 대규모 집회를 통해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거듭 요구할 방침입니다.

경찰의 시위 금지조치에 대해선 홍콩 정부가 시민의 말을 듣지 않겠다는 태도라며 반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위 주최 측 대표가 괴한들에게 습격 당하는 일까지 발생해 분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홍콩 주둔 정신 발휘해서 임무를 완수하자.]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은 병력 교체 작업을 마쳤습니다.

군 당국은 매년 진행하는 일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군용 트럭과 장갑차들이 대거 홍콩을 향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홍콩 인접 선전시도 시민 24만 명을 폭력에 대응하는 자원봉사 경찰로 투입한다고 발표하는 등 대규모 시위를 앞둔 홍콩을 향해 압박 수단을 총동원하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