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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법원, 권력형 부패수사 이후 첫 실형선고 무효 판결

브라질에서 권력형 부패 수사가 시작된 이후 이루어진 재판에서 선고된 실형이 상급법원에서 취소되는 사례가 처음 발생했다. 이에 따라 부패 수사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대법원 2심 재판부는 전날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대표와 국영은행인 방쿠 두 브라지우 총재를 지낸 아우데미르 벤지니에게 선고된 실형을 무효로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벤지니에게 적용된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가 구체적인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벤지니에 대한 실형 선고는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이 남부 파라나 주(州) 연방판사로 일하던 시기에 이뤄진 것이다.

부패 수사팀은 "이번 판결이 부패 행위 연루자들에게 내려진 실형이 대부분 취소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됐다"며 반발했다.

이번 무효 판결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거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석방을 촉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앞서 파라나 주 연방법원 판사는 지난 7일 룰라 전 대통령을 쿠리치바 연방경찰에서 상파울루로 이감하라고 결정했고, 상파울루 주 연방법원 판사는 이감 장소를 상파울루 시에서 150㎞가량 떨어진 트레멩베 교도소로 정했다.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과 좌파·중도 성향의 연방 상·하원 의원들이 교도소 이감 조치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에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11명이 모두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10 대 1의 압도적인 의견으로 이감 결정을 취소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6년째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부패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인터셉트 브라질'이라는 웹사이트가 모루 장관이 연방판사 시절 연방검사들과 주고받은 통화 내용과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부패 수사가 다소 주춤거리고 있다.

'인터셉트 브라질'은 모루 장관이 검사들에게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과 수감을 끌어낼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주장했으며, 룰라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과 지지자들은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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