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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 노조, 혁신위 권고안에 "제2 체육계 농단 중단하라"

체육회 노조, 혁신위 권고안에 "제2 체육계 농단 중단하라"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이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에 "제2의 체육계 농단을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체육회 노조는 28일 성명을 내고 국가 체육 정책 수립기구인 문체부의 개편 없이 문체부 산하 공공기구인 체육회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면 체육계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의 혁신위 권고안이 무능하고 비겁하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이어 3년 전 K스포츠재단을 통해 체육계를 사유화하려 했던 박근혜 정부 시절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사례를 거론하고 체육계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부 정치권 인사의 의견을 반영해 발표한 혁신위 권고안은 '제2의 체육계 농단' 시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예전 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으로 2016년 새로운 체육회가 탄생하던 과정에서도 정치권과 정부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던 점을 떠올리며 체육인들의 자율성을 무시하고 체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체육계 구조 개혁을 위해 민관합동으로 출범한 혁신위는 지난 22일 체육회와 KOC의 분리를 골자로 한 6·7차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KOC를 대한체육회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제시한 7차 권고안은 체육회의 '뇌관'을 건드려 거센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분리와 통합을 두고 긴 세월 소모적인 논쟁을 거친 끝에 체육회와 KOC가 전격 통합한 지 10년 만에 다시 이를 찢자는 정부의 제안에 체육회는 물론 체육회 회원종목 단체 연합인 경기단체연합회, 그리고 체육회 노조가 잇달아 성명을 내고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체육회 노조는 특히 4천 억 원 가까이 정부와 공공기금 예산을 받는 체육회가 공적 기관으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던 혁신위의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노조는 "체육회는 예산의 95%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며 "정부 지원 없인 어떤 사업도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체부와 감사원의 강도 높은 감사를 계속 받고 있고, 체육회 사업별 담당자는 문체부 담당자와 지속해 협의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받아야 하는 처지"라며 "체육회의 사업 실패는 정부 정책의 실패와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문체부가 체육회를 예산으로 틀어쥐고 있는 만큼 체육계 고질 문제와 현안에서 체육회와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체육계 개혁 논의를 틈타 체육회와 KOC 분리를 들고 나온 점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입니다.

이처럼 무리하게 문체부가 일을 추진하는 배경에 특정 정치권 인사의 입김이 있다고 체육계 관계자들은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체육회 노조는 KOC와 분리된 체육회에 정부나 정치권이 낙하산 기관장을 세울 수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자율성을 상실한 체육계는 사분오열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9월 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위 권고안과 관련한 체육계의 목소리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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