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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우리가 외치는 정의는 무엇이냐"…서울대 '촛불집회 비판' 대자보 눈길

[Pick] "우리가 외치는 정의는 무엇이냐"…서울대 '촛불집회 비판' 대자보 눈길
서울대 총학생회가 오늘(28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두 번째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집회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서울대 게시판에 붙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어제(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터널에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등장했습니다. 'K'라는 이름의 작성자는 "우리가 조국 후보를 향해 외치는 정의는 과연 어떤 정의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작성자는 "조국 후보의 딸이 '우리보다 손쉽게' 대학에 입학했고 장학금을 받았으며 의전원까지 다녔다는 사실이냐"라며 "요즘과 같은 능력주의와 경쟁주의 시대에 남들보다 덜 고생을 하였으니 응당 분노의 표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분노를 두고 '청년 세대의 정의감'을 얘기하기에는, 우리가 못 본 채 했으며 모른 채 해온,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나 많지 않냐"고 재차 되물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또 다른 청년들이 전철역에서, 화력발전소에서, 실습장에서 노동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을 때, 그들의 죽음과 그 죽음의 진상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하거나 왜곡하거나 조롱하고 냉소해왔던 언론들이 지금 서울대와 고려대의 몇백 명 학생들의 집회를 두고는 '청년 세대의 박탈감'에 주목하고 '청년들의 분노'를 대변하는 일이라고 칭송하며 연일 적극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를 두고 우리는 조금도 부끄러운 마음 없이, 그저 당당히 촛불을 들면 족한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작성자는 조 후보를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작성자는 "조국 후보를 비호할 생각도 없고, 조국 후보를 비판하는 청년들의 아픔을 비판할 생각도 없다"면서 "저 또한 그가 자녀 문제에 대해 보인 태도를 비판하며 철저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조국 후보 딸의 스펙 쌓기와 커리어 관리를 두고 우리가 ‘거악’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그동안 손쉽게 참아온 거악이 너무나 많은 것 아닌가"라며 "조국이라는 용납할 수 없는 거악을 몰아내고 위대한 승리를 쟁취했다는 찬사를 얻고 나면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정말 안녕들 한 것이냐"고 지적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구성=이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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