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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들어 가는 '지구의 허파'…부패·범죄 얽혀 사라지는 아마존 숲

타들어 가는 '지구의 허파'…부패·범죄 얽혀 사라지는 아마존 숲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부터지만, 브라질 정부는 지금까지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 자료를 기준으로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은 9천500㎢ 규모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브라질에서 발생한 산불은 8만 600여 건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많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일어났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벌어진 대형 산불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근본 원인을 놓고 다양한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환경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부패와 폭력, 이를 기반으로 한 외지인들의 무분별한 벌목과 방화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들은 농경지·목초지 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벌목과 목재 반출에는 어김없이 범죄조직과 정치인·경찰 간의 '어두운 거래'가 개입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사실상 무주공산으로 간주한 외지인들이 서류를 허위로 꾸며 토지를 강탈하는가 하면 다이아몬드와 금을 캐려는 불법 광산업자들이 숲을 마구 파헤치고 있다고 NGO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과 경찰, 단속 공무원들에게 막대한 뇌물이 제공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환경 훼손 행위에 대한 단속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브라질 사법당국이 지난해 8월에 설치한 아마존 열대우림 태스크포스가 1년간 벌인 조사에서만 축구 경기장 4천453개 넓이인 3천180㏊의 숲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존 화재
조에우 보구 연방검사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대형 범죄조직이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단속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열대우림 파괴는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에 이처럼 범죄 행위가 연루되면서 환경운동가들은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영국 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가 지난달 말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02년 이래 브라질에서 활동하다가 살해된 환경운동가는 최소한 653명에 달합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살해 위협에 노출된 환경 운동가들을 위한 보호 대책을 브라질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출범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광산 개발을 확대하고 원주민 보호구역을 축소하는가 하면 환경보호 기관의 역할을 약화하고 있어 당분간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아마존 지역의 기온 상승과 가뭄이 이번 산불 사태의 주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현재 겨울철을 지나고 있어 건기인 데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산불이 더욱 번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10일쯤에야 비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지금 비가 내리더라도 산불 진화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주말부터 군병력 4만 4천여 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고, 국방부 장관은 상황은 점차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으나 정확한 피해 실태와 진화 상황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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