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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불안, 숨 막히는 공포…"저는 공황장애자입니다"

[SBS스페셜] 공황장애 투수 홍상삼 다시 던질 수 있을까? ②

공황장애의 치료법 '공황 일기'가 소개됐다.

25일 밤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투수 홍상삼 선수가 '공황 일기'를 통해 자신의 병을 직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근 홍상삼 선수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음을 고백했다. 그는 얼마 전 최면 치료를 시작했다. 홍상삼 씨의 아내 장나윤 씨는 "처음엔 병원도 안 가려고 했다. 그러다 약을 받아왔는데 약을 안 먹더라"고 전했다.

홍상삼 선수는 "머리가 띵 하고 멍해져서 약이 저한테 안 맞는 것 같았다. 저는 운동선수니까 운동을 해야 해서 그냥 저 혼자 약을 안 먹었다"고 고백했다.

최주연 전문의는 "공황장애의 두 가지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다. 약이 자신감을 주지 못한다"며 공황 일기 쓰기를 추천했다.

이는 자신이 왜 불안함을 느끼는지, 또는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기록하고 불안한 감정을 한 번 해소 시켜주고 재정리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에 홍상삼 선수도 공황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오늘 유독 긴장하고 공이 잘 안 던져졌다. 20년 넘게 공을 던지는데 제 자신도 이해가 안 된다. 운동을 쉰 다음 날 불안한 마음이 더 커진다"며 자신의 감정을 기록해가기 시작했다.

대학원생인 신혜일 씨 역시 작년부터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장기가 뒤틀리는 공황 발작을 느낀 후 팔다리가 마비되는 증상까지 호소하고 있었다.

혜일 씨는 "제가 부족한 거에 대해서 굉장히 창피해하고 '내가 열심히 안 했구나'라고 생각했다. 안 되면 다 내 탓인 것 같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모두 "스스로를 자책하고 학대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그렇게 혜일 씨는 1년 동안 공황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신혜일 씨는 "공황장애 초반에는 영화 하나를 끝까지 보지 못했고 지하철도 못 탔지만 지금은 혼자서 지하철도 잘 탄다. '새로운 일을 직면하는 게 즐겁다'고 일기에 적었다"고 전했다.

홍상삼 선수는 올해 팀과의 계약이 끝난다. 그러나 아직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단계적으로 하나씩 극복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자신이 활약을 펼쳤던 당시를 회상하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연습에서 만난 이현호 선수는 "야구를 잘했던 선수가 야구 외적으로 스스로 내려놓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자신의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처음엔 이해가 안 갔다. 팀에서 중요한 경기에 믿고 내보낸다는데 좋은 기회를 스스로 날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니까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도 이겨 내려는 모습을 보니까 다행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상삼 선수는 "어떻게 보면 되게 단순한데 어떻게 보면 또 복잡한 마음의 병이다. 그땐 내가 왜 그랬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팬들과의 만남에 참여했다.

팬들은 자신의 공황장애 사실을 고백하며 "응원하는 사람들이 항상 있으니까 이겨내실 거다"라고 위로의 말을 보냈다. 홍상삼 선수는 "팬들의 마음을 몰랐다. 반응을 인터넷으로만 보는데 그곳엔 욕만 있었다.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SBS funE 조연희 에디터)    

▶ "나는 공황장애 환자…공 던지는 게 두려워" 홍상삼의 고백
▶ "감추는 것이 불안 키워…인정하고 수용하는 게 치료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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