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배심원단이 합법적인 총기 소유자의 정당방위 법과 관련된 논쟁을 불러온 재판에서 총기 소유자의 자기방어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살인죄를 적용했다.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전날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의 피넬라스 카운티 법원에서 진행된 피고인 마이클 드레지카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드레지카에게 살인죄(manslaughter)를 적용한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약 6시간에 걸친 장고 끝에 이같이 평결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5년 제정된 플로리다주의 정당방위 법('Stand Your Ground' law)이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와 함께 합법적인 총기 소유자의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의 범위를 놓고 큰 논쟁을 불러온 재판이었다.
사건은 지난해 7월 19일 클리어워터에 있는 한 편의점 주차장에서 일어났다.
드레지카는 장애인 주차면 사용 문제를 놓고 20대 흑인 청년 마키스 맥글록턴과 시비가 붙었다.
맥글록턴이 드레지카를 몸으로 거세게 밀치자 드레지카는 소지하고 있던 글록 40 캘리버 권총을 꺼내 맥글록턴을 쐈고, 맥글록턴은 숨졌다.
드레즈카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짧은 순간 공격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자기방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레지카는 경찰 조사에서도 "나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쏜 것"이라고 진술했다.
플로리다주의 정당방위 법은 2017년 개정되면서 검사가 피고인의 정당방위 주장이 틀렸음을 법정에서 입증하도록 요구했다.
그전까지는 반대로 변호인이 정당방위 주장이 이유 있음을 법정에서 증명하는 방식의 법률이었다.
이번 사건은 정당방위 법의 적용 범위와 별도로 피고인 드레지카가 백인이고 사망한 피해자 맥글록턴이 흑인이란 점에서 흑백 인종차별 논쟁도 불러일으켰다.
맥글록턴의 부모는 이날 평결에 대해 "배심원단의 평결로 죽은 아들이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일정 정도 정의가 실현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드레지카에게 적용된 살인죄는 고의로 계획한 일급살인(first-degree murder)이 아니라 과실치사 쪽에 다소 가까운 일반적인 살인죄(manslaugter)여서 극형이 선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는 드레지카에게 오는 10월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며, 최고 징역 30년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