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달리는데 기사 얼굴에 주먹질…보호벽도 없었다

2006년 보호벽 의무화…마을버스는 빠져

안희재 기자 an.heejae@sbs.co.kr

작성 2019.08.24 20:37 수정 2019.08.25 09: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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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남양주에서 마을버스기사를 승객이 폭행하는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버스기사를 보호하는 유리벽이 없습니다. 마을버스는 보호벽도 없는 무방비 상태입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의 한 마을버스 CCTV 영상입니다.

70대 남성 A 씨가 운전석으로 다가가더니 마을버스 기사의 얼굴을 강하게 때립니다.

내리려고 했는데 정류장을 그냥 지나쳤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황 모 씨/폭행 피해 버스기사 : 벨을 안 누르셔서 지나쳤으니 죄송하지만 다음 정류장 내려 드릴게요(라고 말했는데) 욕을 막 하더라고요. 얼굴을 폭행하고….]

이 남성은 분이 안 풀렸는지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고 다른 승객이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아 내던지기까지 했습니다.

A 씨는 경찰관이 도착했는데도 운전기사에게 달려들다가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버스 뒷문엔 이렇게 '폭언 폭행은 안전운전을 위협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구가 무색하게도 황 씨는 바로 이곳 운전석에서 심하게 폭행을 당했던 겁니다.

A 씨 가족은 경찰 조사에서 치매를 앓는 A 씨가 약을 챙겨 먹지 않아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행법상 운행 중인 대중교통 운전자를 때리거나 협박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스기사 폭행은 매년 3천 건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지난 2006년 정부가 운전석 보호벽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마을버스는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실제로 황 씨가 몰던 마을버스 운전석 주변도 마땅한 보호벽이 없어서 언제든지 운전자를 잡아끌 수 있는 구조입니다.

[황 모 씨/폭행 피해 버스기사 : 이건 크게 의미가 없잖아요. 아크릴판이라도 하나 있으면 더 안전하지 않을까….]

[정경일/변호사 : (대중교통 보호벽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할 필요성이 있고, 예산을 투입해서 전체적으로 보호벽을 설치해 운전자의 안전을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폭행 가해자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