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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포착한 중국, 한·일에 전략적 접근 가속 조짐

'틈새' 포착한 중국, 한·일에 전략적 접근 가속 조짐
▲ 한·일 외교장관 면담하는 리커창 중국 총리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중국이 시진핑 국가 주석의 한일 양국 방문과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전략적 접근을 가속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홍콩, 타이완, 무역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틈이 생겼다는 판단 아래 한국과 일본을 중국 쪽으로 끌어안기 위한 시도로 해석됩니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한중 및 중일 외교장관 양자 회담을 별도로 갖고 시진핑 주석의 상대국 방문 및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한, 베이징에서 올해 말 열릴 예정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도 성사시켜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의도도 내비쳤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우선 한중 양국은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시기를 조율하는 단계로 알려졌습니다.

시 주석의 방한은 우선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017년 12월 방중에 대한 답방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동시에 시 주석이 지난 6월 전격적으로 국빈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기 때문에 중국의 한반도 균형 외교 정책상 연내 방한이 필요해졌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더구나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미국 주도의 한미일 3각 안보 공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져 중국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통해 한국을 중국 쪽으로 끌어안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한중 관계를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사실상 원상 복구하겠다는 복안인 셈입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의 전방위 압박으로 중국이 어려움에 부닥친 가운데 미국의 동맹인 한국을 우군 또는 최소한 중립적인 입장으로 만드는 게 중국이 원하는 시나리오"라면서 "연내 시 주석의 방한을 통해 사드 보복 조치들을 풀면서 한중 관계를 전략적으로 밀착시키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일본과 난징 대학살과 동중국해 등 역사와 영토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을 향한 전략적 접근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총리로는 7년 만에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만났으며, 시 주석 또한 내년 봄에 일본을 국빈 방문할 예정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번 주 한·중·일 외교부 장관 회의 참석차 방중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시 주석의 방일을 차질 없이 준비하자며 강조했고 중국도 이에 화답했습니다.

중국 내 반일 정서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최고위급 교류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국이 동맹인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을 군사적으로 전방위 압박하려는 구상을 차단하기 위한 카드로 보입니다.

이처럼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각개격파식 '포용 전략'을 시도하는 가운데 중국 주도로 한·중·일 3각 협력을 성사시켜 미국을 견제하는 구상도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왕이 국무위원은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기간 3국 협력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고, 한일 무역 갈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중국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한일 외교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중·일 3국 협력을 언급하면서 자유무역협정, FTA 추진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3국 협력 강화를 언급하는 등 경제, 안보 분야로 협력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올해 말 베이징에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 때 3국 협력을 강조하면서 한일 최고 지도자 간 화해를 중재하는 모습을 보여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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